25년형 선고 후속조치…반푸틴 인사에 대한 압박 강화
(서울=연합뉴스) 장재은 기자 =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비판한 러시아 야권 활동가 블라디미르 카라-무르자(42)가 시베리아 독방에 격리됐다고 AP통신, BBC방송 등이 2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그의 변호인 바딤 프로호로프는 카라-무르자가 모스크바 구치소에서 경비 수준이 최고인 러시아 옴스크주 죄수 유형지 IK-6로 지난주 이송돼 즉각 작은 콘크리트 독방에 투옥됐다고 밝혔다.
옴스크는 모스크바에서 동쪽으로 2천700㎞ 떨어진 러시아 중남부 도시다. 러시아의 죄수 유형지 이감은 철로를 통해 종종 비공개로 장시간에 걸쳐 이뤄지는 것으로 악명이 높다.
카라-무르자는 우크라이나전에 대한 허위 정보를 유포하고 반역을 저지른 혐의로 올해 4월 25년형을 선고받았다.
작년에 미국 애리조나주 하원에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비판한 게 그런 혐의의 근거였다.
그는 당시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에서 민간인이 있는 주택가, 병원, 학교를 폭격하는 등 전쟁범죄를 저질렀다"고 말했다.
카라-무르자에 대한 25년형은 지금까지 러시아 야권 인사에게 가해진 자유형(형벌) 가운데 가장 무겁다.
우크라이나전 이후 여론에 예민해진 러시아 당국은 최근 수개월 동안 반체제 인사들을 정기적으로 죄수 유형지로 자주 이감하고 있다.
이는 푸틴 정권에 저항하는 활동가들을 겨냥한 압박 수위를 높이려는 조치로 널리 관측되고 있다.
언론인이자 야권 운동가인 카라-무르자는 오래전부터 러시아 관리들에 대한 제재 부과를 서방 국가들에 촉구하는 등 푸틴 정권에 맞서왔다.
그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저항해오다가 2015년과 2017년 독극물 중독으로 죽을 고비를 넘기기도 했다.
프로호로프는 독극물 중독 때문에 이미 신경질환을 앓고 있는 카라-무르자의 건강에 시베리아 격리가 해로울 것이라고 우려했다.
jangj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