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부들에 주문…친강 '혼외관계'·리상푸 '부패 조사' 의식한 듯
(서울=연합뉴스) 인교준 기자 = 중국 인민해방군이 군 간부들에게 위험한 사람과의 사교를 피하라는 행동강령을 내렸다.
25일 블룸버그통신과 중국군 기관지 해방군보에 따르면 인민해방군은 최근 '일부 지도자들'이 잘못된 사람과 어울리는 바람에 직위에서 해제됐다고 전하면서 이같이 주문했다.
인민해방군은 "위험과 유혹을 피하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물리적인 고립'을 하는 것"이라면서 특정 행사 또는 내외부 인사들과 식사 약속 등도 가능하면 하지 말라고 덧붙였다.
해방군보는 지난 6월 중국 중앙군사위원회가 군 간부들을 대상으로 발표한 행동 강령을 설명하는 과정에서 이 같은 해석을 붙였다.
중국 중앙군사위원회는 인민해방군을 지휘하는 최고 지도부로, 시진핑 국가주석이 중앙군사위원회 주석도 겸하고 있다.
해방군보의 이번 보도는 지난 7월 친 강 외교부장이 취임 7개월 만에 해임된 데 이어 근래 리상푸 국방부장이 한 달 넘게 공식 석상에서 사라져 실각이 확실시되는 상황에서 나와 주목된다.
실제 친 강 전 외교부장은 '생활 방식 문제'로 해임됐다는 조사 결과가 국무원 산하 부장(장관급)과 31개 성(省)·시·자치구 당서기·성장급 이상의 고위층에 회람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에서 생활 방식의 문제는 성적인 비행·비위를 의미한다.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소식통을 인용해 친 전 부장 경질 사유가 주미 대사 시절 혼외관계 때문이라고 보도한 바 있다.
WSJ은 친 전 부장이 2021년 7월부터 2023년 1월까지 미국 주재 중국 대사를 지내며 임기 내내 혼외관계를 지속했고 해당 여성이 친 전 부장의 아이까지 출산했다고 전했다.
리상푸 국방부장도 중국 당국 조사를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로선 구체적 내용이 공개되지 않았지만, 인민해방군의 전략 미사일을 담당하는 로켓군에 대한 반부패 조사와 관련돼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 7월 말 중국 중앙군사위원회 장비발전부는 2017년 10월 이후 발생한 조달 관련 부패와 범죄 신고를 받는다는 통지를 발표했고, 이후 로켓군 수뇌부들이 대거 물갈이·구속된 데 이어 리 부장도 공개석상에서 사라졌다.
리 부장은 장비발전부장이던 2018년 러시아로부터 수호이(Su)-35 전투기 10대와 S-400 방공미사일 시스템을 불법 구매했다는 이유로 미국의 제재 대상에 올라 있는 인물이지만, 시 주석이 지난 4월 국방부장에 발탁했다.
kjihn@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