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정책·제도 정비하고 글로벌 협력"
(서울=연합뉴스) 임은진 기자 = 정부가 '가짜 뉴스' 확산 방지에 대한 기본 원칙을 제시한 디지털 심화 시대의 '헌장'을 발표했다.
또, 글이나 영상, 사진 등 여러 형태의 디지털 자산에 대한 정당한 권리와 대가를 인정해야 한다고 적시됐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25일 이러한 내용을 골자로 하는 '디지털 공동번영 사회의 가치와 원칙에 관한 헌장: 디지털 권리장전'(이하 디지털 권리장전)을 윤석열 대통령 주재 국무회의에서 보고한 뒤 공개했다.
디지털 권리장전은 디지털 심화 시대에 맞는 국가적 차원의 기준과 원칙을 제시하고 보편적 디지털 질서 규범의 기본 방향을 담은 헌장으로, 전문과 함께 총 6개 장, 28개 조가 담긴 본문으로 구성됐다.
윤 대통령은 지난해 9월 '뉴욕 구상'을 시작으로 다보스 포럼과 G20 정상회의, 유엔 총회 등 전 세계 석학과 기업인을 만나 새로운 디지털 질서에 대한 논의를 지속해왔다.
특히 최근 뉴욕대에서 열린 '디지털 비전 포럼'에서는 기조연설에서 디지털 권리장전의 다섯 가지 기본 원칙을 제시한 바 있다.
먼저 디지털 권리장전은 제1장 제3조 '안전과 신뢰의 확보'와 제2장 제7조 '디지털 표현의 자유', 제4장 제20조 '건전한 디지털 환경 조성' 등에서 가짜 뉴스의 확산 방지에 대한 원칙을 내세웠다.
디지털 기술과 서비스가 "개인과 사회의 안전에 위협이 되지 않도록" 하는 한편, "타인의 명예나 권리 또는 공중도덕이나 사회윤리를 침해하지 않도록 책임 있게 이루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허위 조작 및 불법·유해 정보의 생산·유통이 방지되는 등 건전한 디지털 환경이 조성되어야 하고, 디지털 환경에서 발생하는 범죄로부터 피해자를 보호하기 위한 실효적인 수단과 절차가 마련되어야 한다"고 명시했다.
그간 정부와 여당은 가짜 뉴스를 경계하며 근절을 위한 제도 개선의 필요성을 역설해왔다.
윤 대통령은 지난 21일(현지 시각) 디지털 비전 포럼에서 "AI와 디지털 오남용이 만들어내는 가짜 뉴스 확산을 방지 못 한다면 자유민주주의가 위협받고, 시장경제가 위협받게 되며, 미래와 미래세대의 삶 또한 위협받게 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디지털 권리장전은 지식 재산권 보호에 대해서도 제3장 제13조 '디지털 자산의 보호'에서 "개인의 투자와 노력으로 형성된 디지털 자산은 정당한 보호를 받아야 하고, 그 거래에 관한 계약은 공정해야 하며 자유롭게 체결할 수 있도록 보장되어야 한다"고 적시했다.
최근 생성형 AI 개발이 잇따르면서 한국을 포함해 세계 각국에서는 학습을 위한 데이터 세트의 저작권 침해 이슈가 본격화한 데 대해 '정당한 보호'가 필요하다는 점을 규정한 것이다.
아울러 디지털 권리장전은 AI와 같은 혁신적 디지털 기술과 서비스의 안전한 사용, 공정한 접근과 기회의 균등, 디지털 격차 해소, 아동·청소년의 보호, 디지털 대체 수단 요구, 디지털 전환에 따른 갈등 조정 등에 대해서도 기본 원칙을 밝혔다.
과기정통부는 디지털 권리장전이 글로벌 공통의 가치를 반영하면서도 디지털 문해력(literacy) 향상과 디지털 혁신 강조, 국제 연대 등을 우리만의 차별성을 담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를 토대로 '인공지능법'과 '디지털 포용법'을 비롯한 디지털 심화 시대에 맞는 법령을 마련하는 한편, '디지털 심화 대응 실태조사'를 통해 관계부처의 정책·제도를 디지털 권리장전에 따라 정비될 수 있도록 지원할 방침이다.
또한 디지털 권리장전을 기반으로 유엔과 OECD 등 국제기구, 미국과 영국의 AI·디지털 규범 논의에 적극 참여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이종호 과기정통부 장관은 "앞으로 디지털 권리장전을 기준으로 디지털 심화 시대 우리 사회가 직면한 문제점들을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고, 글로벌 디지털 규범의 표준이 될 수 있도록 국제사회와 긴밀히 협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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