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과 함께 주변국으로 분류…누리꾼들 비난에 출판사 사과
(선양=연합뉴스) 박종국 특파원 = 대만을 수복해야 할 영토의 일부로 간주하는 중국에서 한 중학교 교재가 대만을 독립된 국가로 표기했다가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25일 극목신문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산둥성 칭다오의 한 중학교 지리 과목 복습용 문제 풀이 교재가 대만을 북한과 함께 중국의 주변국으로 표기한 것으로 드러나 누리꾼들의 거센 항의를 받고 있다.
이 교재는 중국과 국경을 이루는 14개 주변국을 알파벳으로 표기하면서 대만을 북한과 함께 'A'로 분류한 뒤 'A'로 표기된 국가의 명칭을 기재하라는 문제를 냈다.
또 '우리나라 육지의 국경선 길이는 00킬로미터이며, 대륙 해안선은 00킬로미터'라는 문제를 내고 학생들이 공란에 답을 적도록 했다.
이를 확인한 누리꾼들은 "조선(북한)과 대만을 동일하게 'A'로 분류하고, 대륙 해안선 길이를 물은 것은 학생들이 대만을 독립된 국가로 오인하게 하는 것"이라며 "독(毒) 교재 때문에 학생들이 잘못된 지식을 배울까 봐 겁난다"고 이 교재를 제작한 출판사를 성토했다.
이어 "세살짜리도 대만이 중국의 일부인 것을 아는 데 교재를 만드는 출판사가 어처구니없는 실수를 저지르고, 학교는 제대로 확인하지 않고 교재로 삼다니 황당하다"며 "즉각 잘못을 바로잡고, 경위를 밝혀 관련자들을 처벌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해당 출판사는 즉각 "제작 과정에서 잘못된 교재 내용을 바로잡지 못했다"며 사과한 뒤 "관련자들을 엄중히 문책하고, 모든 교재를 회수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25일 오전에도 타오바오, 핀둬둬, 당당왕 등 대부분 온라인 전자상거래 플랫폼들이 해당 교재를 20여 위안(약 3천700원)에 판매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미국과 밀착한 대만 민주진보당(민진당)이 집권한 이래 양안 갈등이 최고조에 달한 가운데 중국은 대만을 수복해야 할 자국의 영토로 간주하며 무력 통일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을 줄곧 밝혀왔다.
작년 8월 낸시 펠로시 당시 미국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을 문제 삼아 대만을 포위하는 대규모 군사훈련을 벌여 양안(兩岸·중국과 대만) 긴장 관계를 조성하기도 했다.
올해 들어서도 지난 4월 차이잉원 대만 총통이 미국을 방문, 케빈 매카시 하원의장을 만나자 사흘간 대만 포위 훈련에 나서는 등 수시로 대만을 겨냥한 무력시위를 벌여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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