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베이징도 지하철 택배 운송사업 추진…한산한 시간대 이용

中베이징도 지하철 택배 운송사업 추진…한산한 시간대 이용
당국 "도로 교통체증 경감·에너지 절감·배송 정시성 확보"


(베이징=연합뉴스) 정성조 특파원 = 중국 베이징시가 출·퇴근 시간 등 '러시아워'가 아닌 한산한 시간대 지하철을 이용, 택배 운송 시범 사업을 시작했다.
25일 신경보 등 중국 매체들에 따르면 베이징시 당국은 지난 23일 중국 최초로 '지하철 택배 운송 사업'에 들어갔다.
시범 사업 대상은 베이징 도시철도 27개 노선 중 4호선과 9호선의 일부 구간이다.
4호선은 이날 낮 12시 30분과 오후 3시 30분 등 승객 탑승률이 50% 미만인 시간대에 지하철에 택배를 싣기로 했고, 9호선은 탑승률이 20% 아래인 오전 9시 이후 시내 방향 열차에 물건을 실었다.
중국 대형 물류업체인 순펑(順豊)은 지하철 운송에 적합한 크기의 재활용 상자를 제작했고, 우체국 격인 중국우정은 지하철 전용 카트를 만들어 배치했다.
최근 발표된 '2022년 베이징시 우정업계 발전 통계'에 따르면 작년 한 해 베이징 안에서 송달된 택배는 5억9천900만건으로 베이징에서 나온 전체 택배 물량의 30.63%를 차지했다.
지금까지는 도시 안에서 택배가 움직이는데도 도로 운송을 할 수밖에 없었다. 이로 인해 교통체증이 일상인 베이징에선 혼잡 가중과 배송 지체, 에너지 낭비 등 문제가 따라왔다고 신경보는 설명했다.
지하철은 승객이 많지 않은 시간대에도 일정에 따라 움직여야 한다. 이에 여유 있는 객차를 택배 운송용으로 활용, 정시 배달과 에너지 절약을 모두 달성하자는 것이 중국 당국의 취지다.
유럽에선 도시 궤도 교통망이 화물 운송에 활용되는 일이 새롭지 않다. 이미 프랑스나 스위스 등이 화물 전용 궤도전차를 개발해 여객용과 함께 운용하고 있고, 미국 뉴욕 지하철은 야간 시간대에 도심 쓰레기를 나르고 있다고 신경보는 전했다.
한국에서도 지하철을 무료로 탈 수 있는 만 65세 이상 어르신들이 대중교통 등을 이용해 물품을 배달하는 실버택배가 널리 활용되고 있다.
xi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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