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연합뉴스) 한종구 특파원 = 놀이공원에서 스릴 넘치는 놀이기구를 타다 보면 순간포착 사진에 찍히는 일이 있는데, 중국의 한 대학생이 이러한 사진은 사생활 침해라며 소송을 제기하고 나섰다.
25일 중국 매체 펑파이 신문 등에 따르면 쑤저우대 법학과 왕모 씨는 최근 디즈니랜드가 자신의 놀이기구를 타는 모습을 함부로 찍었다며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법원에 제기했다.
동의받지 않고 사진을 찍었기 때문에 초상권과 사생활을 침해당했다는 이유에서다.
보도에 따르면 왕씨는 지난해 12월 친구들과 함께 상하이 디즈니랜드에서 롤러코스터를 탔고, 롤러코스터에서 내린 뒤 자신의 모습이 다른 관광객들의 사진과 함께 있는 것을 발견했다.
롤러코스터를 타는 동안 순간포착 방식으로 찍힌 사진이었다.
디즈니랜드 측은 사진을 장당 118위안(한화 약 2만1천원)에 판매했다.
그는 자신의 사진이 유출될 수 있다는 생각에 사진을 구입했다고 했다.
그리고 디즈니랜드를 상대로 동의받지 않고 사진을 찍은 것에 대한 사과, 사진 삭제, 사진 구입 비용과 소송 비용 부담을 청구하는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디즈니랜드 측은 '순간포착 촬영 장치가 당신의 즐거운 사진을 찍을 수 있다'는 내용을 홈페이지에 공지했다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놀이공원에 입장하는 것 자체가 사진 촬영에 동의했다는 의미다.
중국 법원은 최근 이 사건의 재판을 열어 양측의 의견을 들었고, 조만간 다시 재판을 열어 양측의 책임 여부를 가릴 것으로 알려졌다.
왕씨는 "놀이공원의 불합리한 조치에 대해 문제를 제기함으로써 모든 사람이 소비자의 권리를 찾기를 기대하는 마음으로 소송을 제기했다"고 말했다.
중국 매체와 전문가들은 논란의 여지가 있다면서도 왕씨의 손을 들어주는 분위기다.
한 변호사는 중국 매체 장쑤망과의 인터뷰에서 "디즈니랜드의 주장은 관광객에게 자신의 초상권을 양도하도록 강요하는 것으로, 관광객의 권리를 부당하게 제한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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