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연합뉴스) 경수현 특파원 = 중국과 신흥국이 발언권 확대를 노리는 국제통화기금(IMF)의 추가 증자 협상이 막바지에 접어든 가운데 현행 IMF 출자 방식으로는 일본의 출자 순위가 현재의 2위에서 밀려날 가능성이 크다고 교도통신이 25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기본적으로 경제 규모에 입각한 현행 계산 방식을 적용하면 일본은 최근 엔저까지 겹쳐 중국뿐만 아니라 독일에도 밀려 4위까지 떨어질 가능성이 있다.
이 방식으로는 중국이 14.4%로 미국(14.8%)에 이어 2위가 된다.
IMF의 증자 논의는 중국과 신흥국 등의 지분 개선 요구와 맞물려 오랫동안 국제사회가 신경전을 벌여온 문제다.
애초 증자 등 IMF의 구조개혁을 둘러싼 기본 방향은 2010년에 결정됐다. 현재의 출자 비율은 미국이 17.4%로 압도적으로 많고 일본(6.5%)이 중국(6.4%)을 근소한 차로 앞서며 두 번째를 차지하고 있다.
하지만 그동안 일본 경제는 정체된 상황에서 중국은 급성장하면서 현행 방식에서는 이런 출자 비율이 어려운 상황이다.
IMF 출자 비율은 과거 미 의회가 중국의 부상 탓에 5년가량 비준을 늦추면서 고민하는 바람에 2016년에나 실현에 옮겨졌을 정도로 민감한 사안이다. 출자 비율이 IMF에서는 곧 발언권으로 연결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경제가 빠르게 성장한 중국과 다른 신흥국들은 추가 증자 협상에서도 경제 규모를 출자 비율에 반영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일본은 현재의 출자 순위 2위에 변경을 주지 않는 형태의 증자를 비공개 협상에서 요구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은 이번 증자 협상에서도 중국을 견제하는 기류다.
중국의 발언권이 확대되면 상대적으로 미국의 입지가 저하될 수 있기 때문이다.
IMF 증자는 최대 발언권을 가진 미국의 찬성 없이는 결정될 수 없는 사안인 가운데 미국 정부는 거부권 행사도 내비치면서 현상 유지를 꾀하고 있다고 교도통신은 전했다.
애초 IMF의 추가 증자 논의는 2010년까지 이뤄질 예정이었으나 각국의 주장이 대립하면서 올해로 미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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