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공격에 함대 사령관 등 장교 34명 사망, 군인 105명 부상"
"함대 본부 건물도 크게 파손"…러시아 측은 피해 확인안해
우크라, 크림반도 닷새째 미사일 공습…"서방 장거리 미사일 사용"
(이스탄불·서울=연합뉴스) 조성흠 특파원 유철종 기자 = 우크라이나군은 25일(현지시간) 앞서 크림반도 세바스토폴의 러시아 흑해함대 본부를 미사일로 공격해 사령관이 사망한 것을 포함해 139명이 사상했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군은 이 같은 발표를 한 당일에도 또다시 세바스토폴의 러시아 공군기지에 미사일 공격을 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와 AFP 통신 등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특수작전군은 22일 공격과 관련해 이날 텔레그램 채널에 올린 성명을 통해 "특수작전에 따른 적 손실에 대한 새로운 정보를 확보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세바스토폴의 흑해함대 본부 공습으로 함대 사령관인 빅토르 소콜로프 해군 제독을 포함한 34명의 장교가 사망하고 다른 군인 105명이 부상했다"고 주장했다.
흑해함대 본부도 수리가 불가능할 정도로 파괴됐다고 덧붙였다.
NYT는 우크라이나군의 세바스토폴 공습을 담은 비디오 영상에 적어도 1기의 공중 무기가 함대 본부로 보이는 건물에 명중하여 창문을 날려버리고, 짙은 검은 연기가 해당 건물을 집어삼키는 모습이 담겼으며, 다른 영상에는 지붕 일부와 건물 여러 층이 파손된 모습이 들어있다고 전했다.
공격 이후 촬영된 위성사진도 해당 건물이 크게 파손되고 지붕 대부분이 완전히 날아간 모습을 보여준다고 NYT는 덧붙였다.
우크라이나는 앞서 지난 22일 크림반도 세바스토폴에 있는 러시아 흑해함대 본부를 미사일 여러 발로 공격했다.
공격 직후 러시아 국방부는 미사일 5기를 격추했고 이 과정에서 군인 1명이 실종됐다고 밝혔으나, 이튿날 우크라이나는 러시아 해군 고위 지휘관이 숨지는 등 수십 명이 사상했다면서 구체적인 피해 현황을 추가로 알리겠다고 밝힌 바 있다.
키릴로 부다노우 우크라이나 국방부 군사정보국장은 당시 '미국의 소리'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9명이 사망하고 16명이 부상했다"고 전했지만, 소콜로프 사령관 사망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이날 우크라이나군의 새로운 발표가 사실일 경우 지난해 4월 함대 기함인 '모스크바함'이 미사일에 맞아 침몰한 이후 우크라이나전에서 러시아 해군이 입은 최대 피해 중 하나로 기록될 것으로 보인다.
흑해 함대 사령관인 소콜로프 제독은 러시아 해군의 최고위급 인사 중 한 명이다.
러시아 측은 아직 어떤 입장도 내놓지 않고 있다.
흑해함대 공습에 어떤 무기가 사용됐는지도 확인되지 않고 있다.
다만 공습 후 미콜라 올레슈크 우크라이나 공군 사령관이 성명을 통해 공군 조종사들을 치하했는데, 현지 언론은 이를 흑해함대 공습에 영국과 프랑스가 우크라이나에 지원한 '스톰섀도'나 '스칼프' 순항미사일이 사용됐음을 시사한 것으로 해석했다.
스톰 섀도와 스칼프는 사거리가 480㎞ 이상인 장거리 공대지 미사일이다.
크림반도는 2014년 러시아가 강제 병합한 곳으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그동안 크림반도 병합을 자신의 최대 업적 가운데 하나로 내세워왔다.
우크라이나군은 지난 6월부터 러시아 점령지 탈환을 위한 반격을 본격화하면서 크림반도에 대한 공격도 강화하고 있다.
지난 20일 세바스토폴 인근 흑해함대 사령부를 공격했고, 21일에는 크림반도 서부의 사키 공군기지를 드론과 미사일로 공격했다.
흑해함대 본부를 공격한 이튿날인 지난 23일에도 세바스토폴을 향해 미사일을 발사했고, 뒤이어 25일에도 미사일 공격을 이어갔다.
미하일 라즈보자예프 세바스토폴 시장은 이날 "25일 밤 9시께 도시에 공습경보가 발령됐고 관내 벨벡 공군비행장 인근에서 미사일 1기가 격추됐다"고 전했다.
세바스토폴 북쪽 흑해 연안에 있는 벨벡 비행장에는 러시아 공군 전투기 항공연대가 주둔 중이다.
우크라이나군의 잇따른 크림반도 공격에 드론(무인기)과 함께 서방이 제공한 장거리 미사일, 우크라이나가 자체 개조한 순항 미사일 등이 사용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공격에서 보듯 최근 들어 우크라이나의 장거리 타격 능력이 크게 강화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jos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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