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근누락 긴급점검회의…"기본적인 부분 실책, 국민이 용납 못할것"
관련보고 누락에 "이런식이면 대통령이 LH 지휘해도 안돼"…LH사장 "송구하다"
LH, '보강공사 후 정밀안전점검' 실시키로
(서울=연합뉴스) 권혜진 기자 =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은 26일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인천 검단신도시 아파트 외벽 철근 누락 사태와 관련, "골조 등 시공 과정에 있는 공공주택에 대해서 일제 점검해달라"고 말했다.
원 장관은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LH 외벽 철근 누락 긴급 점검회의'에서 "기본적인 부분에서 이런 실책이 벌어진 것을 국민이 용납할 수 없을 것"이라며 이같이 주문했다.
이날 회의는 전날 인천 검단신도시에서 LH가 건설 중인 공공분양 아파트 건물에서 외벽 철근이 대량 누락된 사실이 뒤늦게 밝혀진 데 따른 것이다.
이 단지에서는 전체 13개 동 가운데 4개 동의 지하 벽체 부분 6곳에서 철근이 70%가량 누락된 것으로 알려졌다.
LH는 이를 지난 6월 말 인지하고도 입주 예정자들에게 알리지 않은 채 보강 공사를 진행한 사실이 밝혀져 논란이 됐다.
원 장관은 이어 "해당 (설계·감리) 업체가 시공 중인 모든 공사 현장에 대해서도 전국적으로 긴급 점검해주길 바란다"고 밝혔다.
해당 단지의 구조설계를 맡은 업체와 철근 누락을 보고한 감리단장을 퇴사 조치한 감리 용역회사 모두 지난 4월 지하주차장 붕괴 사고가 발생한 GS건설 공사에 참여했던 업체로 밝혀졌는데, 이는 신뢰성에 심각한 문제가 있다는 것이 원 장관의 지적이다.
원 장관은 "구조설계와 감리에 있어서 문제를 일으킨 부분은 구조 자체가 썩어있다고 봐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추가 점검과 관련, "LH의 '셀프 점검'이 아닌, 국토안전관리원에 특별히 엄격한 지침을 줘서 제3의 기관이 전 사업장에 대한 점검을 할 수 있도록 하라"고 지시했다.
원 장관은 "LH가 설계나 시공의 완전성보다 공기나 비용 등의 부분에 더 신경을 쓰고 있지 않나 싶다"며 "LH가 감리단의 지적이 있을 때 이기적인 입장에서 대처하는 게 만성화돼 있지 않은지, LH 사장 및 임원단이 자체 점검해 보고하라"고도 요구했다.
원 장관은 또 아파트 외벽 철근 누락 사실이 LH 내부는 물론 국토부에도 보고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보고 누락 문제도 심각하게 들여다볼 것을 LH에 주문했다.
원 장관은 "이런 식이라면 설사 장관이 아닌 대통령이 LH를 직접 지휘한다고 해도 안된다"고 말했다.
현장 일제 점검에 따른 공사 지연 우려에 원 장관은 "공사를 중단시키고 점검하는 게 아니라 설계가 변경된 부분만 집중적으로 보면 된다"며 "가급적 공급 지연이 없도록 점검을 마치겠다"고 말했다.
다만 추가로 부실이 확인될 경우 공급 시기보다는 안전을 우선시하겠다며 "국민들에게 우리가 스스로 안전을 확인하지 않은 주택을 공급해서야 되겠느냐"고 반문했다.
LH는 추가 점검에 2∼4주가량 소요될 것으로 전망했다.
한편, LH는 이날 대책회의에서 해당 단지의 보강공사를 마친 뒤 약 한달간의 콘크리트 양생기간을 거쳐 정밀안전점검을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또 원래 3회인 골조공사 정기안전점검 외에 추가 구조물 안전점검을 실시하겠다는 계획을 제시했다.
아울러 전날 밝힌 것과 달리 누락된 철근 규모는 17∼51% 수준이며, 누락 구간은 전체 지하층 벽체 길이의 3% 정도라고 해명했다.
이날 회의에 참석한 이한준 LH 사장은 "GS건설의 지하주차장 붕괴 사고 이후 설계를 정밀하게 검증하기 위한 설계검증단과 품질검증단이라는 부서를 만드는 안을 구상 중"이라며 "(설계검증단과 품질검증단이) 정상적으로 돌아간다면 설계나 시공 과정에서의 부실 문제는 거의 관리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 사장은 내부 보고체계 문제에 대해선 "송구스럽다"며 "감사를 통해 보고체계를 포함해 전면적인 시스템을 정비하고 있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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