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산 상위 20%는 8% 늘고, 하위 40%는 8% 감소
주택·주가 상승 반영…경제 떠받쳐온 소비력, 소진 가능성
(서울=연합뉴스) 김기성 기자 = 미국인 중에서 가장 부유한 20%만이 코로나19 팬데믹(전염병의 세계적 대유행)이 시작됐을 때보다 더 많은 저축을 보유했다는 최근 조사 결과가 나왔다.
나머지 80%는 저축이 줄거나 바닥난 것으로 추정돼, 그간 성장을 일부 떠받쳐온 소비력의 위축 가능성도 제기된다.
블룸버그통신은 25일(현지시간)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가계 재정에 대한 최신 보고서에서 인플레이션을 감안한 조사 결과가 이렇게 나왔다고 보도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부유한 축인 상위 5분의 1은 현금 저축이 여전히 코로나19 사태 당시보다 약 8% 더 많다.
대략 미국 중산층에 해당하는 그룹인 그다음 40%는 지난 분기에 현금 저축액이 팬데믹 이전보다 감소했다.
가장 가난한 나머지 40%는 같은 기간 8% 줄었다.
상위 20%를 제외한 나머지 80%는 올해 6월 은행 예금 및 기타 유동 자산이 지난 2020년 3월보다 줄었다는 것이다.
이는 미국 소비자가 쓸 수 있는 구매력이 위축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그동안 미국 소비자들은 올해 경제를 빠른 속도로 성장시키고 많은 사람이 예상한 경기 침체를 막는데 주요 역할을 한 것으로 평가받았다.
일부 전문가들은 가계의 여유 현금이 부족해 경기 하강 가능성은 여전히 존재한다고 경고하고 있다.
샌프란시스코 연방준비은행의 경우 이번 분기에 초과 저축(excess savings)의 총량이 고갈될 가능성이 있다고 추정한다.
연준 자료에 따르면 전반적으로 가계 순자산은 지난 4~6월에 약 5조5천억 달러(약 7천400조원) 증가해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러한 증가는 주택가격 상승과 함께 상대적으로 부유한 가계에 소유가 편중된 주식의 가치 증가에 힘입었다.
블룸버그는 연준의 이런 자료는 이전 경기침체와 비교해 코로나19 이후 가계 재정의 비정상적인 경로를 드러내고 있다고 짚었다.
정부의 대규모 재정적 지원에다 봉쇄로 인해 강제된 저축은 여윳돈 비축에 도움이 됐고 그들의 소비력은 급속한 회복을 촉진하기도 했지만, 이제는 그 동력이 다했을 수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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