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하이·선전증시 5천여개 상장사 중 절반가량 해당
(서울=연합뉴스) 차병섭 기자 = 중국 당국이 주가 방어를 위해 상장기업 대주주들의 주식 매도를 제한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미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3년간 배당이 없었던 상장기업, 혹은 주가가 기업공개(IPO) 때보다 떨어졌거나 시가총액이 기업의 순자산 가치보다 낮은 기업의 대주주에 대해 중국 당국이 주식 매도를 제한하고 있다고 2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금융데이터업체 윈드에 따르면 이에 해당하는 곳은 상하이·선전증시에 상장된 5천여개 기업 가운데 사실상 절반가량이다.
당국은 또 모든 상장사의 주요 주주들에게 지분을 유지하고 의무보호예수 기간을 늘릴 것을 권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200여개 업체의 주주들이 주식 보유 비중을 조정하려던 계획을 취소했고 보유 지분에 대한 의무보호예수 기간을 늘리겠다고 공언하고 나섰다.
또 다른 업체 수십 곳은 주가 부양에 도움이 되는 자사주 매입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당국은 규제 위반 기업에 대해 단속에 나서고 있다.
일례로 상하이 증시에 상장된 기업 둥팡스상운전학교는 주가가 IPO 가격을 크게 밑돌고 있는데, 이 업체의 대주주 쉬슝은 제재 발표 다음 거래일인 8월 28일 300만 달러(약 40억3천만원) 상당의 주식을 매도했다.
하지만 업체 측은 지난 15일 쉬슝이 판 주식을 다시 사들였다면서, 상하이 경찰이 주가 조작 혐의로 쉬슝에 대한 체포령을 내린 바 있다고 밝혔다.
중국 증시에서 기업 내부자들은 수년간 자사 주식을 순매도해왔다.
윈드에 따르면 2020년의 경우 1천200여개 기업의 임직원들이 사상 최고 수준인 170억 달러(약 22조8천억원) 규모의 주식을 순매도했고, 올해 순매도 규모도 44억 달러(약 5조9천억원)가량이다.
상하이·선전증시 시가총액 상위 300개 종목으로 구성된 CSI 300 지수는 최근 2년 연속 하락한 데 이어 올해 들어서도 외국인 자금 이탈과 경기 둔화 우려 속에 4.1%가량 빠진 상태다.
당국의 대주주 주식 매도 제한 조치가 발표 직전과 비교하면 CSI300 지수가 소폭 높은 상태지만, 당국의 과도한 개입에 대한 우려가 제기된다.
가베칼 드래거노믹스의 토머스 게이틀리 선임 애널리스트는 이러한 조치가 단기적으로 시장 안정 효과가 있겠지만 기관 투자자들의 중국 투자를 저해할 것이라고 봤다.
이밖에 중국 당국은 주가를 떠받치기 위해 최근 주식 거래세 인하와 신규 IPO 속도 조절 등 여러 부양책을 내놓은 바 있다.
bsch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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