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부총리, EU에 '전기차 보조금 조사' 불만…"신중하게 해야"(종합)

입력 2023-09-26 19:05  

中부총리, EU에 '전기차 보조금 조사' 불만…"신중하게 해야"(종합)
"정상적 무역 거래와 지속가능 발전에 좋은 환경 조성해야"
중국자동차협회 "보조금 조사는 불공정…전기차 산업발전 지연시킬 것"


(베이징=연합뉴스) 한종구 특파원 = 중국의 경제·무역 사령탑인 허리펑 부총리가 유럽연합(EU)의 전기차 보조금 조사에 대해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중국 상무부는 26일 허 부총리와 발디스 돔브로우스키스 EU 경제·통상 담당 수석 집행부위원장이 전날 주재한 제10차 중국·EU 경제무역 고위급 회담에 대한 세부 내용을 소개하며 "양측은 EU가 내놓은 외국 보조금 심사 등 무역 정책에 대해 깊이 있고 솔직한 의견을 교환했다"고 밝혔다.
'솔직한 의견'이라는 표현이 중국의 외교 수사에서 의견 차이를 의미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중국이 EU의 전기차 보조금 조사에 적지 않은 불만을 드러낸 것으로 해석된다.
EU는 최근 보조금을 받아 가격을 낮춘 중국산 전기차가 시장을 왜곡하고 있다며 반보조금 조사에 착수하겠다고 밝혔고, 중국은 보조금 때문이 아니라 산업망이 경쟁력을 확보했기 때문이라고 맞서고 있다.
상무부는 이에 대해 "유럽이 무역구제조치를 신중하게 사용하고 전기차 등 신에너지 산업의 협력을 심화하며 중국과 유럽의 정상적인 무역 교류와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해 좋은 환경을 조성하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상무부는 다만 전날 회담에서 양측이 거시경제 정책 조정, 산업망과 공급망의 협력, 비즈니스 환경 개선, 세계무역기구(WTO) 개혁 등 성과와 합의에 도달했다고 소개했다.
양측은 개방을 유지하고 상대 기업에 공정한 비즈니스 환경을 조성하며 일방주의와 보호주의에 반대해 WTO를 핵심으로 하는 다자간 무역체제를 유지·강화하기로 했다.
또 안정적이고 신뢰할 수 있는 산업망과 공급망을 구축하고 디커플링(공급망 등 분리)에 반대하며 양측 간 원자재 공급망에 대한 조기 경보 메커니즘 구축에 대해 논의하고 소통을 유지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상무부 대변인은 "양측은 세계가 심각한 역사적 변화를 겪고 있으며 글로벌 경기 회복 동력이 부족하다고 판단했다"며 "중국·유럽이 대화와 협력을 지속하고 공동발전과 번영을 추진하는 것은 특별한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중국 관영통신 신화사에 따르면 허 부총리는 회담에서 "중국은 유럽과 함께 전통적인 분야의 협력을 공고히 하고 새로운 분야 협력을 확장해 세계적인 도전에 대응하고 양측 관계가 새로운 단계로 나아가도록 추진하기를 원한다"고 말했다.
돔브로우스키스 수석 집행부위원장은 "유럽은 중국과 경제·무역 분야 실무협력을 강화해 양측 관계가 지속적으로 발전하도록 추진하기를 희망한다"고 화답했다.
이와 관련 중국자동차공업협회는 26일 성명을 통해 EU의 반보조금 조사를 불공정이라고 비판하며 무역구제조치를 신중히 사용하기 바란다는 뜻을 밝혔다.
자동차협회는 "EU가 이른바 '공정경쟁'을 이유로 중국의 전기차 발전을 제한하려는 것은 심각한 보호무역주의이자 불공정"이라며 "세계 전기차 발전에 그림자를 드리우고 EU를 포함한 세계 전기차 산업의 발전을 지연시키며 탄소 중립 실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EU가 중국의 의견을 적극 고려하고 중국 전기차에 대한 반보조금 조사를 신중하게 실시해 양측 자동차 산업망의 호혜상생 추세를 훼손하지 않기 바란다"며 "중국 자동차 산업은 EU와 적극적으로 대화하고 소통하며 협력을 통해 서로의 우려를 해결해 공동 발전을 실현하기를 희망한다"고 강조했다.
jkha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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