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조사기업 클래리베이트, 유력 후보 23인 명단 공개
단백질구조 예측 AI '알파폴드' 개발한 딥마인드 연구진·젤렌스키 등 물망
(서울=연합뉴스) 황철환 기자 =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와 미중 패권경쟁 등으로 국제정세가 요동치는 와중에도 인류의 행복과 평화에 기여한 선구자들의 공로를 기리는 노벨상 시즌이 돌아왔다.
25일(현지시간) 스웨덴 노벨위원회에 따르면 내달 2일 생리의학상을 시작으로 3일 물리학상, 4일 화학상, 5일 문학상, 6일 평화상, 9일 경제학상 수상자가 잇따라 발표된다.
시상식은 공식 홈페이지(nobelprize.org)와 유튜브 등을 통해 생중계된다.
노벨상 수상자 선정은 철저히 비밀로 진행되기에 이번에도 발표되는 순간까지 누가 수상자가 될 것인지는 가늠하기가 쉽지 않다.
하지만 매해 그러하듯 일부 분야에선 연구와 수상실적 등을 근거로 수상자를 예측하려는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예컨대 글로벌 정보분석 서비스 기업 클래리베이트(Clarivate)는 지난 19일 논문 피인용 건수 등을 기준으로 올해 노벨상을 받을 것으로 기대되는 영향력 있는 연구자(Citation Laureates) 23명의 명단을 발표했다.
이중 16명은 미국 주요 학술기관 소속이었다. 일본과 영국, 프랑스에서 활동하는 연구자가 각각 2명씩이었고, 독일 학술기관 소속 연구자 한 명도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클래리베이트는 "올해 명단에 오른 연구자들은 암치료와 인체 내 미생물 생태계, 인공 유전자 회로, 스핀트로닉스(spintronics·전자의 회전을 이용한 전자공학), 분자구조 변형, 수면·각성주기, 부의 불평등과 도시경제 등 다양한 영역에 걸쳐 큰 기여를 남겼다"고 설명했다.
부문별로 살펴보면 생리의학 부문에선 암 치료를 위한 키메라 항원수용체 T세포 요법을 진전시키는 연구를 내놓은 미국 펜실베이니아대학 페렐만 의대의 칼 H. 훈 교수 등과, 수면·각성 주기를 유전·생리학적으로 연구해 기면증의 주요 인자를 밝혀낸 일본 쓰쿠바 대학의 야나기사와 마사시 박사 등이 선정됐다.
물리학에선 양자폭포레이저를 발명하는 등의 업적을 낸 하버드 대학의 페데리코 카파소 교수 등이, 화학에선 인공 유전자 회로로 합성생물학이란 새 영역을 개척한 매사추세츠 공과대학의 제임스 J. 콜린스 교수 등이 노벨상 유력 후보로 꼽혔다.
영국 화학전문지 케미스트리월드는 이와 별개로 학계 내부에서의 평가 등을 기준으로 노벨상 수상자를 예측하려는 시도도 이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약 1천260명의 연구자가 참여한 한 여론조사에서는 차세대 DNA 염기서열 분석 기법을 개발한 영국 케임브리지대의 샹카 발라수브라마니안·데이비드 클레너먼 연구원, 단백질의 구조를 예측하는 인공지능(AI) 알파폴드를 개발해 최근 '예비 노벨상'으로 불리는 래스커상을 수상한 영국 딥마인드 소속 과학자 존 점퍼 등이 유력 후보로 거론됐다.
국제학술지 네이처의 물리화학 저널 편집장인 스튜어트 캔트릴이 엑스(옛 트위터)에서 주목할만한 연구성과를 뽑은 여론조사에선 응답자의 44.5%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퇴치에 크게 기여한 메신저리보핵산(mRNA) 백신을 최우선으로 꼽았고 이어 금속유기구조체(20%), DNA 합성·서열분석(17%) 등 순이었다고 케미스트리월드는 덧붙였다.
노벨평화상에선 우크라이나의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과 스웨덴 기후활동가 그레타 툰베리, 러시아 야권 활동가 알렉세이 나발니와 블라디미르 카라-무르자 등이 후보로 이야기되고 있다.
한편, 스웨덴에서 열리는 시상식(평화상 제외)에는 작년에 이어 올해도 러시아와 벨라루스, 이란 대사는 초청되지 않을 예정이다.
당초 노벨재단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관여했다는 이유로 노벨상 시상식에서 퇴출당했던 이들 국가의 대사들을 올해부터는 다시 초청하겠다고 밝혔으나, 국내외적으로 거센 반발이 일자 이틀 만에 번복했다.
다만 노르웨이 오슬로에서 열리는 평화상 시상식에는 모든 대사가 작년과 마찬가지로 초대된다.
올해 노벨상 수상자들에게는 분야별로 1천100만 스웨덴 크로나(약 13억4천만원)의 상금이 수여된다. 이는 전년도(1천만 스웨덴 크로나)보다 10%가량 증액된 것이다.
hwangc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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