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프리미엄 전기차 지커, 反보조금 분쟁지 유럽시장 '노크'

입력 2023-09-26 15:31  

中프리미엄 전기차 지커, 反보조금 분쟁지 유럽시장 '노크'
1천㎞ 넘는 세계 최장 주행거리로 EU 소비자들 '눈도장' 받을지 주목

(서울=연합뉴스) 인교준 기자 = 중국과 유럽연합(EU)의 전기자동차 분쟁 속에서 중국의 프리미엄 전기차 브랜드인 지커(Zeeker)가 유럽시장에 진출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26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중국 지리자동차 브랜드 지커가 유럽 진입을 시도 중이다.
지리자동차는 스웨덴의 볼보 자동차 지분을 대거 인수한 데 이어 스웨덴의 폴스타와 영국 스포츠카 브랜드 로터스를 사들이는 등 외국시장 공략에 기를 써왔다. 2021년부터 선보인 지커는 볼보와 폴스타의 플랫폼을 이용해 만드는 프리미엄 전기차로, 미국의 테슬라 등을 바짝 긴장시킨 브랜드다.



특히 연초 출시된 '2023년형 지커 001'은 한정판으로 출시됐으나, 1회 충전 최대 주행거리가 640마일(약 1천29㎞)에 달해 눈길을 끌었다.
미국의 자동차 매체 카앤드드라이버에 따르면 올해 기준 루시드의 '2023년형 루시드 에어'가 516마일(830㎞)로 주행거리가 가장 길었고, 그다음이 테슬라의 '2023년형 테슬라 모델S'로 405마일(651㎞)이었으나, 지커는 이를 훨씬 능가했다.
전기차 소비자들은 주행거리를 가장 중시한다는 점에서 업계는 지커에 주목해왔다.
블룸버그는 이제 지커가 유럽 시장에 상륙할 수 있을지에 시선이 모인다면서, 그러나 중국과 EU 간 반(反)보조금 분쟁 변수로 위협받을 수도 있다고 짚었다.
실제 EU는 보조금을 받아 가격을 낮춘 중국산 전기차들이 시장을 왜곡하고 있다면서 이를 겨냥한 반보조금 조사에 착수하겠다는 입장이다.
앞서 지난 13일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국정연설 격인 연례 정책연설에서 중국의 '불공정한' 보조금 살포 정책이 시장가격을 왜곡하고 있다면서 반보조금 조사를 예고한 바 있다. EU 내엔선 중국과의 디커플링(공급망 등 분리) 등의 조치 필요성도 거론된다.
이에 중국은 보조금 지급을 부인하면서, 자국의 전기차 관련 산업이 경쟁력을 확보했기 때문이라고 맞서고 있다.
사실 중국은 2017년부터 2022년 말까지 자국민을 상대로 신에너지차(전기·하이브리드·수소차) 구매 보조금을 주고 구매세 감면 조치를 통해 관련 산업 경쟁력을 키워 자국을 '전기차 강국'으로 키웠다.
중국의 대표적 전기차 기업인 비야디(比亞迪·BYD)는 작년 한 해 186만대의 전기차 등을 팔아 131만대의 전기차를 판 테슬라를 제치고 판매량 세계 1위에 올랐다. 전기차의 핵심인 전기차용 배터리 분야에서도 중국의 CATL(닝더스다이·寧德時代)과 비야디가 세계 점유율 1, 2위에 올라 있다.
이를 바탕으로 '상대적으로 싼 고품질'의 중국산 전기차가 유럽 시장을 위협하면서, EU 회원국들의 거부감이 커져 왔다.
양측은 지난 25일 허리펑 중국 부총리와 발디스 돔브로우스키스 EU 경제·통상 담당 수석 집행부위원장을 수석대표로 제10차 중국·EU 경제무역 고위급 회담을 열고 전기차 반보조금 문제를 논의했으나 접점을 찾지 못했다.


kjih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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