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하네스버그=연합뉴스) 유현민 특파원 = 갱단 폭력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카리브해 최빈국 아이티에 경찰 파견을 제안한 케냐가 미국과 방위협정을 체결했다.
이에 따라 아이티에 케냐 주도의 다국적 경찰 투입이 임박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26일(현지시간) 알자지라 방송 등에 따르면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장관과 아덴 두알레 케냐 국방장관은 전날 나이로비에서 회담하고 향후 5년간 양국 국방 관계를 규율하는 방위협정에 서명했다.
특히 협정은 아이티에서 케냐가 다국적 치안 유지단을 주도하기 위한 자원 확보와 인력 배치를 지원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고 방송은 전했다.
오스틴 장관은 아이티에 경찰 파견을 자원한 케냐 정부에 사의를 표하며 미국 정부가 유엔 총회와 별도로 약속한 1억 달러(약 1천349억원)의 자금을 확보하기 위해 의회와 협력하겠다고 거듭 강조했다.
그러면서 케냐를 따라 다른 나라들도 더 많은 인력과 장비 지원, 훈련 및 자금을 제공해야 한다고 덧붙였다고 AP 통신이 전했다.
두알레 장관은 소말리아와 콩고민주공화국 등에서 케냐의 평화 유지 활동 경험을 언급하며 "아이티에 경찰을 파견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케냐 정부는 지난 7월 말 성명에서 "아이티에서 다국적 경찰관들을 지휘할 준비가 돼 있다"며 "분쟁으로 고통받는 아이티에 경찰관 1천명을 배치할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
지난해 10월 아리엘 앙리 아이티 총리가 국제사회에 '전문화한 치안 인력 배치 요청'을 호소한 지 9개월여 만으로, 자국군이나 경찰을 파견하는 문제에 대해 적극적으로 나선 건 케냐가 처음이었다.
이후 최근 유엔총회를 계기로 아이티에 케냐의 경찰력 투입 방안 등을 놓고 유엔에서 미국과 케냐, 아이티 대표들의 논의가 시작된 것으로 전해졌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조만간 회의를 열고 케냐의 아이티 지원 여부 등을 결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일각에서는 영어와 스와힐리어를 사용하는 케냐와 프랑스와 크리올어를 사용하는 아이티 국민 사이에 언어 장벽이 존재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고 통신은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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