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 넷제로 로드맵 공개…청정에너지 3배·에너지 집약도 2배 확대 제안
"주요 광물 수요·공급 격차 해소 필요…기후·지정학 분리해야"
(파리=연합뉴스) 송진원 특파원 = 금세기 후반 매년 50억톤(t)의 이산화탄소를 대기에서 제거해야 국제 기후 목표인 '온도 상승 폭 1.5도'를 유지할 수 있다는 국제에너지기구(IEA)의 전망이 나왔다. 탄소 제거에 엄청난 비용이 드는 만큼 청정에너지 비율을 대폭 늘려야 한다고 IEA는 제안한다.
프랑스 파리에 본부를 둔 IEA는 26일(현지시간) 발표한 '2023년 넷 제로(탄소 배출 제로) 로드맵'에서 이같이 경고하며 국제 사회의 협력을 강조했다.
로드맵에 따르면 지난해 에너지 부문의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코로나19 팬데믹 이전 수준보다 1% 증가한 370억t으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IEA는 그동안 청정에너지 확대와 전기차 판매의 기록적인 성장 덕에 향후 화석 연료 수요가 점차 줄 것으로 내다봤지만, 산업화 이전 대비 지구 기온 상승 폭을 1.5도로 제한한다는 목표 달성을 위해선 더 과감한 조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대표적으로 IEA는 2030년까지 전 세계 청정에너지 발전 용량을 3배로 늘리면 2030년까지 화석 연료 수요를 25% 이상 낮출 수 있다고 내다봤다.
전 세계에서 올해 청정에너지에 투자하는 규모는 1조 8천억 달러(약 2천430조원)로 예상되는데, 목표치에 도달하려면 2030년대 초반까지 연간 약 4조5천억 달러(약 6천77조)를 투자해야 한다는 게 IEA의 계산이다.
선진국과 중국의 경우 청정에너지 활용이 어느 정도 궤도에 올랐지만, 기타 신흥 시장과 개발도상국에서는 여전히 더 강력한 정책과 국제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이 보고서는 지적했다.
아울러 청정에너지 기술에 필요한 니켈, 리튬 같은 주요 광물에 대한 수요와 공급의 격차를 해소하는 것도 중요한 과제로 꼽았다. 주요 광물이 특정 국가에 몰려있어 지정학적 긴장이나 기상 이변에 따라 공급 중단의 위험이 증가하는데, 개방형 공급망 없이는 청정에너지 확대 속도를 달성하기 어렵다고 IEA는 지적했다.
파티 비롤 IEA 사무총장은 "강력한 국제 협력이 성공에 필수적"이라며 "각국 정부는 당면한 도전의 규모를 고려할 때 기후와 지정학을 분리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IEA는 2030년까지 에너지 집약도 개선 속도를 두 배로 늘리는 것도 중요한 과제로 꼽았다. 이 경우 도로 운송에 사용되는 석유 소비량과 탄소 배출량을 줄이며 동시에 경제성을 개선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IEA는 전기차와 열펌프 같은 기술의 급성장도 2030년까지 배출량 감축에 획기적인 도움이 될 것으로 봤다.
전기차 판매는 최근의 성장세에 힘입어 2030년 신차 판매의 3분의 2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열펌프 판매량도 지난해 전 세계적으로 11%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비롤 사무총장은 "대기에서 탄소를 제거하려면 매우 큰 비용이 드는 만큼 애초에 탄소를 대기 중에 배출하지 않기 위해 가능한 모든 것을 해야 한다"며 "다행히 글로벌 목표에 대한 국제적 모멘텀이 형성되고 있어 향후 10년간 화석연료 수요의 강력한 감소로 이어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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