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내무장관 "불법 이민, 서구에 실존적 도전…다문화주의 실패"

英내무장관 "불법 이민, 서구에 실존적 도전…다문화주의 실패"
美싱크탱크서 연설…"이민자, 극단의 경우 사회 안정 해치고 안보 위협"
1951년 난민 협약 가리켜 "낡은 모델"… 개혁 주장


(파리=연합뉴스) 송진원 특파원 = 수엘라 브레이버먼 영국 내무부 장관은 26일(현지시간) 통제되지 않은 불법 이민이 서구 사회에 "실존적 도전"이라며 상황이 더 악화하기 전에 필요한 조처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브레이버먼 장관은 이날 미국 워싱턴 DC의 싱크탱크 미국기업연구소(AEI)에서 "지난 25년간 영국과 유럽으로의 이주가 최적의 수준을 뛰어넘었다"며 이같이 말했다.
브레이버먼 장관은 "국경을 방어하지 못하는 국가는 오래 살아남지 못한다는 것이 역사의 기본 법칙"이라며 국경을 통제하지 못하는 정부는 국민의 동의를 얻을 수 없다는 점을 지적했다.
이어 "누가 우리나라에 들어와서 우리 중 한 명이 되도록 허용하는 건 근본적인 문제"라며 "대중의 동의가 없는 이민은 불법"이라고 못 박았다.
그러면서 "정당한 우려를 표명하는 사람을 바보나 편견이 심한 사람으로 치부하는 건 부당할 뿐 아니라 위험하다"며 "유럽연합(EU)은 불법 이주 문제를 해결할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촉구했다.
브레이버먼 장관은 "다문화주의가 실패했다"는 냉정한 평가도 했다.
그는 "다문화주의는 이민자에게 (새로운 사회로의) 통합을 요구하지 않고, 평행한 삶을 살도록 허용했기 때문에 실패했다"며 "그들은 사회에 있을 수는 있지만, 사회의 일원이 될 수는 없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극단적인 경우, 그들은 우리 사회의 안정을 해치고 안보를 위협하는 삶을 추구할 수도 있다"며 "우리는 오늘날 그 실패의 결과를 안고 살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브레이버먼 장관은 1951년 합의된 난민 협약도 현시대에 맞게 개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사람들이 여러 안전한 국가를 여행하고, 심지어 안전한 국가에 수년 동안 거주하면서 망명을 신청할 목적지를 고를 수 있는 현 상황은 터무니없고 지속 불가능하다"며 난민 협약의 개혁 필요성이 없는지 따져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해결책에 대해 서로 다른 견해를 갖고 있을 수 있지만, 적어도 우리가 낡은 법적 모델에 얽매인 채 새로운 세상에 살고 있다는 사실에는 동의할 수 있길 바란다"고 말한다.
브레이버먼 장관은 이민 정책을 관장하는 내무부 장관으로, 보수당 우파 포퓰리스트의 기수로 여겨진다.
그 역시 이민자의 자손으로, 그의 부모는 1960년대 케냐와 모리셔스에서 이주해온 인도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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