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인 비자발급 중단 등 외교갈등 확산 속 '기류 변화' 해석도
(뉴델리=연합뉴스) 유창엽 특파원 = 최근 국제적으로 논란이 일고 있는 '캐나다 국적 시크교도 암살사건'과 관련해 캐나다가 인도 정부 연루 증거를 제시하면 조사할 용의가 있다고 S. 자이샨카르 인도 외교장관이 밝혔다.
이런 발언은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가 지난주 캐나다 국적 시크교도 운동단체 지도자 하디프 싱 니자르가 지난 6월 암살된 사건 배후에 인도 정부 요원이 있다고 밝힌 후 양국 간 외교 갈등이 지속되는 가운데 나왔다.
유엔 총회 참석차 미국 뉴욕을 방문 중인 자이샨카르 장관은 26일(현지시간) 미국 싱크탱크 미국외교협회(CFR) 행사에 참석해 이같이 말했다고 AFP 통신이 27일 보도했다.
그는 "문제가 된 어떤 사건이 있고 누군가가 내게 구체적인 어떤 것(증거)을 주면, 정부로서 당연히 그것을 들여다볼 것"이라고 밝혔다.
애초 캐나다 측은 이번 사건 조사와 관련해 인도측 협조를 요구했지만, 인도는 캐나다 주장이 터무니없다고 일축하고 캐나다인 비자발급 중단과 같이 강경 대응해왔다.
이런 만큼, 자이샨카르 장관의 이번 발언을 놓고 양국간 외교적 긴장이 더 가팔라지지 않도록 인도가 기존 강경입장에서 '한 걸음' 물러났다는 해석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
그러면서도 자이샨카르 장관은 캐나다에 대한 불만을 언급했다.
그는 캐나다에서 활동 중인 시크교도 분리주의자들과 관련해 "우리는 캐나다인들에게 (시크교도 분리주의자들에 대해 조치해줄 것을) 계속 촉구해왔다"며 "캐나다를 벗어난 지역에서 활동하는 조직범죄 지도부에 대한 많은 정보도 제공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우리의 우려는 (캐나다 측이) 정치적 이유로 (시크교도 분리주의자들에 대해) 매우 관대한 자세를 유지해온 점"이라고 덧붙였다.
자이샨카르 장관은 캐나다 주재 인도 외교관들이 위협받고 인도 영사관들이 공격당하는 상황에 직면해 있다고도 했다.
캐나다에는 약 77만명의 시크교도가 거주하고 있으며, 이는 전체 인구의 약 2%에 해당한다. 이들 중 일부는 인도 북부 펀자브 지역에 시크교 나라 '칼리스탄'을 건립해야 한다는 분리주의 주장에 동조하고 있다.
시크교 분리주의 운동은 인도 내에서는 1980년대에 보안당국의 물리적 진압으로 사실상 거의 진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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