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르트스트림 가스관 폭발 1년…러, "은폐 말고 조사" 촉구(종합)

입력 2023-09-28 01:18  

노르트스트림 가스관 폭발 1년…러, "은폐 말고 조사" 촉구(종합)
주유엔 러대사 "서방, 진실 감추려고 터무니없는 주장들만"
크렘린궁 대변인 "미국·영국, 어떤 식으로든 연루돼 있어"


(모스크바=연합뉴스) 최인영 특파원 = 러시아 천연가스를 유럽으로 수송하는 노르트스트림 가스관 폭발이 발생한 지 1년이 지난 가운데 러시아가 국제사회에 이 사건의 진상을 규명할 것을 강력히 촉구했다.
타스 통신에 따르면, 바실리 네벤쟈 유엔 주재 러시아 대사는 26일(현지시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노르트스트림 가스관 파괴 공작 조사 결과를 어떻게든 숨기려는 서방 국가들의 모든 시도는 실패할 것"이라고 말했다.
네벤쟈 대사는 "오늘 서방 동료들은 러시아가 노르트스트림 테러 문제를 계속 제기해 안보리가 더 심각한 문제를 논의하지 못하도록 했다고 질책할 것이 분명하다"며 이같이 밝혔다.
러시아가 노르트스트림 가스관 폭발 사건을 조사할 것을 끊임없이 요구하고 있지만, 서방은 이를 외면하고 있다고 지적한 것이다.
그는 "그들(서방)은 1년, 2년, 3년 등 가능한 한 오랫동안 시간을 끌다가 '시간이 너무 지나서 이 문제를 조사할 수 없다'고 말하려고 한다"며 비꼬았다.
지난해 9월 27일 노르트스트림 운영사인 노르트스트림 AG는 "전날 러시아와 독일을 잇는 '노르트스트림-1'과 '노르트스트림-2'의 해저 가스관 3개에서 '전례 없는 손상'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앞서 스웨덴 지진학자들도 지난해 9월 26일 노르트스트림 가스관에서 두 차례 폭발이 발생했다고 기록했다.
이 사건을 둘러싸고 다양한 의혹이 제기됐지만, 아직 명확한 내막이 밝혀지지는 않았다.

네벤쟈 대사는 서방이 언론을 통해 가스관 폭발에 관한 터무니없는 설(說)을 유포하고 있다며 "현상을 명확하기보다는 그것을 감추려고 한다는 신호들"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러시아가 가스관을 폭발했다', '요트를 타고 항해하던 여행객들이 어떤 국가의 명령도 받지 않고 자체적으로 가스관을 폭발시켰다', '발레리 잘르주니 우크라이나군 총사령관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허락 없이 파괴공작을 지시했다' 등 서방 언론의 보도 내용을 '터무니없는 설'의 예시로 제시했다.
이어 "더 우스운 내용은 서방 정보당국들이 우크라이나의 계획을 미리 알고 저지했는데도 우크라이나가 강행했다는 것"이라며 "그러나 우리는 우크라이나가 그런 심각한 사안에서 서방을 거스르지 못한다는 것을 알고 있다"고 말했다.
네벤쟈 대사는 "이런 모든 설들에는 공통점이 있는데, 모두 미국의 개입을 부인하고 있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미국 해군 잠수 요원들이 비밀 작전으로 노르트스트림 가스관을 폭파했다는 미국 탐사보도 전문기자 세이무어 허쉬의 보도가 나온 이후 이러한 터무니없는 이야기들이 나오기 시작했다고 주장했다.
마리야 자하로바 러시아 외무부 대변인은 자신의 텔레그램을 통해 "허쉬 기자의 조사는 '워터게이트' 사건보다 크다"며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행정부가 노르트스트림 폭발 사건에 대한 조사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크렘린궁은 노르트스트림 폭발에 미국과 영국이 연루돼 있다고 직접적으로 언급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이날 기자들에게 "허쉬의 취재원이 누구인지는 모르지만, 그가 보도한 내용은 우리가 보유한 정보와 분명히 일치한다"며 "미국과 영국이 어떤 식으로든 이 테러 공격에 연루돼 있다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abbi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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