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터리 재활용·책임있는 공급망 구축…K-배터리, ESG 경영 속도

입력 2023-10-01 07:11  

배터리 재활용·책임있는 공급망 구축…K-배터리, ESG 경영 속도
LG엔솔, 자원 선순환체계 구축…SK온, 탄소배출 적은 차세대 배터리 개발 주력
삼성SDI, '일류기업 도약' 전략으로 ESG 경영

(서울=연합뉴스) 장하나 기자 = 전 세계적으로 기업의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이 중시되는 가운데 글로벌 전기차 시장 확대로 급성장하는 K-배터리 3사도 ESG 경영에 속도를 내고 있다.



1일 업계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373220]은 배터리 원재료 생산부터 소비, 폐기까지 가치사슬(밸류체인) 전반을 포괄하는 자원 선순환 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오창 에너지플랜트에는 폐배터리를 재사용해 만든 '전기차용 충전 에너지저장장치(ESS) 시스템'을 설치했다.
ESS는 10만㎞ 이상을 달린 전기 택시에서 뗀 배터리로 만든 충전기로 전기차 충전을 할 때 사용된다. 100킬로와트(㎾) 충전기로 순수 전기차 GM 볼트를 약 1시간 충전하면 300㎞를 달릴 수 있다.
폐배터리를 재사용한 후 더 이상 배터리로 사용할 수 없을 때는 배터리 분해, 정련, 제련을 통해 배터리 제조에 필요한 메탈을 뽑아 다시 사용한다.
이를 통해 모든 사업장에서 '폐기물 매립 제로화'를 달성한다는 계획이다. 실제 중국 난징 공장은 글로벌 인증기관인 UL로부터 자원순환율 100%를 인정받아 최고 등급인 플래티넘을 받았고, 오창 에너지플랜트 사업장의 경우 자원순환율 90% 이상을 인정받아 골드 등급을 획득했다.



배터리 원재료에 대해서도 환경, 인권, 반부패 등을 고려한 공급망을 구축 중이다.
공급망 ESG 리스크를 최소화하기 위해 협력회사의 '책임있는 구매 정책'을 수립하고, 협력회사의 행동규범 준수 여부에 대해 매년 ESG 평가를 수행 중이다.
이와 함께 국내 배터리 업체 중 최초로 '책임감 있는 산업연합'(RBA)에 가입하고 RBA 산하 협의체인 RLI와 RMI 등에도 동시 가입했다. RLI는 인권 존중·다양성 확보 등이 목적이며, RMI는 기업의 책임 있는 광물 조달과 공급망 관리를 중시하는 협의체다.
배터리 업계 후발주자인 SK온은 배터리 제조에 앞선 원소재 공급망 구축 과정에서부터 책임 있는 구매를 통한 ESG 가치 실현을 중시하고 있다.
SK온은 스위스 광물회사인 글렌코어 등 책임 있는 조달을 준수하는 원재료 회사들과 장기 공급계약을 체결해 안정적으로 물량을 확보하고 있다.
SK온은 공급망 내 리스크 관리 절차를 지속적으로 점검하고 외부 이니셔티브 참여 등을 통해 공급망 관리 체계를 고도화한다는 계획이다.



기존 리튬이온배터리와 비교해 탄소 배출량이 적은 차세대 배터리 연구개발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유럽 환경단체인 '교통과 환경'(T&E)에 따르면 전고체 배터리는 리튬이온 배터리보다 탄소 배출량이 약 24% 적다. 전고체 배터리는 화재 발생 위험이 낮아 안전성을 확보할 수 있고, 에너지 밀도도 높다.
최근에는 단국대 신소재공학과 박희정 교수 연구팀과 세계 최고 수준의 리튬이온전도도를 갖는 산화물계 신(新)고체전해질 공동개발에 성공했다.
ESG 경영을 강화해 2030년 RE100(재생에너지 100%), 2035년 넷제로(탄소 순배출량 0)를 달성하는 것이 목표다.
SK온 관계자는 "ESG에 대한 사회적 요구가 점차 커지고 있으며, SK온도 선제적으로 ESG 경영활동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삼성SDI[006400]도 지난 6월 이차전지 업계 처음으로 '카본 트러스트'로부터 탄소발자국 인증을 획득하는 등 ESG 경영에서 성과를 내고 있다.
최윤호 삼성SDI 사장은 '2030년 글로벌 톱 티어(일류) 기업'을 달성하기 위한 핵심 전략 중 하나로 ESG 경영을 제시한 바 있다.
작년 10월 '친(親)환경경영'을 선언한 삼성SDI는 2050년까지 단계적으로 국내외 전 사업장에서 재생에너지를 사용하기로 하면서 RE100 이니셔티브에 가입했다.
오는 2030년까지 단계적으로 회사가 보유 또는 임차한 업무용 차량을 무공해 전기차로 전환하고 충전 인프라도 확대하기로 했다. 앞서 2019년에는 기흥사업장의 통근버스로 친환경 전기 버스를 도입한 바 있다.



올 상반기에는 최윤호 사장과 주요 임원 2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ESG 워크숍을 열고 ESG 경영의 중요성을 재확인했다.
최근에는 국내 전체 사업장이 글로벌 안전과학 전문기업인 UL솔루션즈의 '폐기물 매립 제로' 인증 중 최고 등급인 플래티넘을 획득했다.
삼성SDI는 리사이클링 파트너사와 협력해 배터리 제조 과정에서 발생하는 폐기물인 공정 스크랩에서 코발트, 니켈, 리튬 등 핵심 원소재를 회수하고 재활용하는 체계를 구축해 운영하고 있다.
작년 5월에는 '리사이클 연구 랩(Lab)'을 신설, 배터리 소재 회수율 향상과 친환경 소재 회수 기술 개발에 매진하고 있다.
hanajjang@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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