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네바=연합뉴스) 안희 특파원 = 아제르바이잔 수사당국이 영토분쟁 지역인 나고르노-카라바흐 내 아르메니아계 자치세력을 이끌던 전직 장관에 대해 '테러지원' 혐의를 적용해 구속 수사를 벌이고 있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아제르바이잔 수사당국은 28일(현지시간) 나고르노-카라바흐 내 아르메니아계 자치세력이 세운 자칭 '아르차흐 공화국' 전 국무장관 루벤 바르다니안(55)을 구속했다.
수사당국은 전날 나고르노-카라바흐를 벗어나 아르메니아로 입국을 시도했던 바르다니안을 국경 부근에서 체포했다. 이날 아제르바이잔 법원은 수사당국이 바르다니안에 대해 4개월간 구속 수사를 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
바르다니안에게는 테러자금 조달 혐의가 적용됐다.
바르다니안은 러시아에서 대형 투자은행을 운영하며 많은 부를 쌓은 사업가 출신으로, 지난해부터 올해 3월까지 아르차흐 공화국에서 국무장관을 맡았다.
나고르노-카라바흐는 국제적으로는 아제르바이잔 영토이지만 아르메니아계 주민들이 거주하며 자치세력을 형성해왔다. 자치세력은 군대를 운용하며 아제르바이잔과 자주 무력 충돌을 빚었다.
아제르바이잔 수사당국이 바르다니안에게 테러 지원 혐의를 적용한 것은 아제르바이잔이 불법 단체로 보고 있는 자치세력 군대 등에 바르다니안이 자금을 댔다고 의심하기 때문으로 보인다.
아제르바이잔은 지난 19일 아르메니아계 자치세력과 무력 충돌을 벌인 뒤 발 빠르게 나고르노-카라바흐를 장악한 모습이다.
현재 아제르바이잔 정부와 아르메니아계 자치세력은 자치세력 군대의 무장을 해제하되 주민들의 안전을 보장하는 방안을 놓고 협상 중이다.
아제르바이잔이 자치세력 내 고위 인사인 바르다니안의 신병을 확보한 것은 나고르노-카라바흐 지역의 통제권을 신속하고 확실하게 쥐려는 조치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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