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이터 "차우 주교, 바티칸과 중국의 중요한 연결 고리"
(바티칸=연합뉴스) 신창용 특파원 = 가톨릭교회 신임 추기경으로 임명된 홍콩 교구장 스티븐 차우(63) 주교가 바티칸과 중국의 관계 개선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차우 주교는 28일(현지시간) 바티칸에서 로이터 통신과 한 인터뷰에서 프란치스코 교황이 이달 초 몽골을 방문했을 때 중국에 보낸 메시지를 중국 정부가 호의적으로 받아들였다고 소개했다.
교황은 지난 3일 몽골 수도 울란바토르에서 주례한 미사 말미에 "이 자리를 빌려 고귀한 중국인들에게 따뜻한 인사를 전하고 싶다"며 "저는 모든 (중국) 국민이 앞으로 나아가고 항상 발전하기를 기원한다"고 말했다.
이어 "중국 가톨릭 신자들에게 좋은 크리스천이자 좋은 시민이 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교황은 이 발언을 할 때 차우 주교와 그의 전임 홍콩 교구장인 존 통 혼 추기경을 재단으로 불러 소개했다.
차우 주교는 "당시 감동했고, 교황께서 중국에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 열심히 노력하고 계신다는 것을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나중에 믿을 만한 소식통으로부터 교황의 메시지가 중국에서, 심지어 중국 정부에서도 잘 받아들여졌다고 들었다"고 전했다.
차우 주교는 지난 4월 베이징 교구장 조지프 리산 대주교의 초청을 받아 중국 본토를 방문했다. 1997년 홍콩이 영국에서 중국으로 반환된 후 홍콩의 고위 성직자가 베이징을 방문한 것은 처음이다.
그는 방문 후 "중국 신자들도 교황과 시진핑 국가 주석의 만남을 희망한다"고 전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지난 7월 차우 주교를 포함해 21명의 새 추기경을 임명했다. 새 추기경 서임식은 오는 30일 바티칸 성 베드로 대성전에서 열린다.
로이터 통신은 바티칸이 중국 내 가톨릭 신자들의 상황을 개선하기 위해 노력 중이라며 차우 주교는 이 같은 노력을 위한 바티칸과 중국 정부의 중요한 연결 고리의 의미를 갖는다고 분석했다.
교황청은 중국과 2018년 주교 임명과 관련한 잠정 협정을 맺는 등 중국 정부와 관계 개선에 나섰다.
중국에서 임명한 주교 후보자를 교황의 승인을 거쳐 서품하고, 중국은 가톨릭교회 최고 지도자로 교황을 인정한다는 것이 주된 내용이다.
협정에는 주교 임명과 관련해 중국 당국이 교황청과 협의해야 한다고 명시돼 있으나 중국은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주교를 임명해왔다.
이에 따라 가톨릭교회 내 보수파들은 교황이 이 협정을 통해 중국 내 '지하교회' 신자들을 중국 정부에 팔아넘겼다고 비난했다.
차우 주교는 중국 정부가 교황청과 협의 없이 새 주교를 임명하는 사태를 피하기 위해선 둘 사이에 더 많은 대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더 많은 대화, 더 많은 기회, 더 많은 개방 의지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대화가 충분하지 않을 때 우리는 가정을 하게 되고, 바로 그 지점에서 일이 깨지기 때문"이라며 자신이 교황청과 중국 사이에서 대화를 촉진할 수 있는 역할을 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중국은 1951년 공산당 정권이 수립된 이후 교황청과 공식 외교관계를 단절했으며, 현재도 미수교 상태다.
changy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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