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단 부동산 부양책에도 투자심리 '바닥'…안전자산 투자에 몰려
(선양=연합뉴스) 박종국 특파원 = 중국 부동산 시장의 장기 침체 속에 투자자 30%가 1년 이내에 부동산 투자를 줄이려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홍콩 경제일보 등 중화권 매체가 30일 보도했다.
창장상업대학이 최근 발표한 올해 3분기 '투자자 의향 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향후 1년 이내에 중국 부동산 시장에 대한 투자를 줄이겠다는 응답자가 31.7%에 달했다.
또 위험 자산인 주식과 주식형 펀드에 투자하겠다는 응답자는 58.3%로, 2분기보다 5%포인트 줄었다.
반면 은행 금융상품이나 원금 보장형 펀드 등 안전성 자산 투자 의향을 밝힌 응답자는 73.2%에 달해 2분기보다 6.8%포인트 늘었다.
이는 헝다와 비구이위안 등 대형 부동산 개발업체들이 잇달아 채무불이행(디폴트) 상태에 빠지면서 부동산발 경제 위기론이 제기되자 중국 투자자들이 수익은 낮더라도 원금을 지킬 수 있는 안전 자산을 선호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이 보고서는 주택 가격에 대한 비관적인 전망이 투자자들로 하여금 부동산 시장에 대해 신중한 태도를 취하게 하는 중요한 이유 중 하나라고 지적했다.
투자자 가운데 47.6%만 향후 1년 이내에 베이징·선전·상하이·광저우 등 4대 일선(一線) 도시와 성도(省都)급 도시인 2선 도시의 주택 가격이 상승할 것으로 예상했는데 이는 창장상업대학이 2018년 투자자 의향 조사를 시작한 이래 최저 수준이었다.
보고서는 당국이 투기 과열을 막기 위해 강력한 부동산 규제에 나서면서 2020년 8월 이후 부동산 투자 의향 비율이 줄곧 낮아졌다고 전했다.
이전에는 금융업계가 개인 투자자들보다는 부동산 시장에 대해 훨씬 낙관적이었지만, 이번 조사에서는 금융업계 역시 비관적으로 돌아선 것으로 나타났다.
당국이 최근 들어 부동산 시장을 살리기 위한 다양한 부양책을 내놓고 있음에도 여전히 부동산에 대한 투자 심리가 개선되지 않고 있으며, 금융계는 오히려 이전보다 더 부정적으로 인식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보고서는 단기적으로 주택 부동산 시장을 안정시키기 위해서는 통화 지원 정책을 강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2020년 7월 대대적인 부동산 규제에 나섰던 당국은 중국 국내총생산(GDP)의 25%를 차지하고, 중국인들의 자산 80%가량이 잠겨 있는 부동산 장기 침체로 경제 전반이 타격받자 첫 생애 주택 자격 요건 완화, 주택담보대출 금리 인하 등 부양책을 내놨다.
그러나 이달 초 첫 생애 주택 자격 요건 완화에 나선 이후 반짝 증가했던 베이징의 주택 거래가 다시 감소세로 돌아서는 등 부동산 시장이 회복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pj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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