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우크라 예산 조속 처리해야"…하원의장 "美국경이 우선"

입력 2023-10-02 03:12  

바이든 "우크라 예산 조속 처리해야"…하원의장 "美국경이 우선"
'셧다운 위기' 극적으로 피하자마자 우크라 지원 예산 놓고 대립
바이든 "벼랑끝전술 지겹다…정치적 게임 관둬야" 공화 강경파 비판




(워싱턴=연합뉴스) 강병철 특파원 = 미국 의회가 일시적 업무정지(셧다운)를 3시간 앞두고 처리한 임시 예산안에 우크라이나 지원이 빠진 가운데 조 바이든 대통령이 1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지원 예산의 시급한 처리를 촉구했다.
그러나 공화당 강경파로부터 사퇴 압박을 받는 케빈 매카시 하원의장이 우크라이나보다 미국 국경이 우선순위라고 밝히고 우크라이나 지원 예산 규모를 미국 국경 지원과 연계 가능성도 시사해 향후 논의 과정에서 진통이 예상된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열고 "어떤 상황에서도 우크라이나에 대한 미국의 지원이 중단되는 것을 허용할 수 없다"면서 "반대편에 있는 제 친구들(공화당)이 우크라이나 지원에 대한 약속을 지키길 바란다. 그들은 별도 투표(예산안)에서 우크라이나를 지원하겠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이어 "상·하원에는 압도적으로 많은 공화당과 민주당 의원들이 우크라이나를 지지하고 있다"면서 "저는 우크라이나가 침략에 맞서 스스로 방어하는 데 필요한 지원을 확보하겠다는 약속을 하원의장이 지킬 것을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저는 미국의 동맹국이나 미국 국민, 우크라이나 국민에게 우리의 지원을 믿을 수 있다는 것을 확신시켜주고 싶다. 우리는 물러서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지원예산의 시급성을 묻는 말에는 "시간이 있기는 하지만 그렇게 많지는 않다"면서 "압도적으로 긴박한 느낌이 있다"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회견에서 지난 5월 연방 정부 부채한도 협상 당시 합의를 언급하면서 공화당 강경파를 비판하기도 했다.
그는 "지난 몇 주간 극단적인 마가(MAGA·트럼프 전 대통령 대선 슬로건) 공화당 의원들은 30~80%의 대폭적인 지출 감축에 투표하면서 합의를 깨려고 시도했으나 실패했다"면서 "공화당은 합의를 존중하고 약속을 지켜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 미국이 셧다운 직전까지 간 것을 '만들어진 위기'라고 규정한 뒤 "애초 이 상황까지 와선 안 됐다. 나는 벼랑끝전술이 지겹고 지쳤다"면서 "(정치적) 게임을 그만하고 이제 이 일을 처리해야 한다. 또 다른 위기가 있어선 안 된다"고 말했다.




앞서 미국 의회는 전날 밤 셧다운을 3시간가량 앞두고 45일짜리 임시 예산안을 처리했다.
그러나 예산안 처리 과정에서 바이든 대통령이 요청한 우크라이나 지원 예산(240억달러)은 포함되지 않았다.
하원에 앞서 처리된 상원 임시예산안에는 60억 달러가 포함됐으나 하원을 거쳐 전체 의회를 최종적으로 통과한 예산안에는 이 내용이 반영되지 않았다.
매카시 하원의장은 셧다운 위기가 가시화되자 전날 오전 공화당 강경파가 반대하는 우크라이나 지원, 민주당이 반대하는 국경 강화 등은 뺀 예산안을 전격 제안해 통과시켰다.
매카시 의장은 이날 CBS 인터뷰에서 우크라이나 지원 예산과 관련, "내 우선순위는 미국과 미국의 국경"이라면서 "나는 우크라이나가 필요한 무기를 확보할 수 있도록 확실히 하는 것을 지지하지만, 나는 국경을 우선하는 것을 굳게 지지한다. 우리는 이것을 함께 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추가 지원 문제에 대해 정부와 협의할 수 있다고 말한 뒤 "미국 국경도 중요하며 우크라이나에서 죽는 미국인보다 미국 국경에서 죽는 미국인이 더 많다"고 말했다.
그는 우크라이나 지원과 국경 강화 예산을 연계한다는 것이냐는 질문에는 "나는 미국 국경이 중요하다고 말하는 것"이라면서 "저는 무기가 우크라이나에 지원되도록 확실하게 하겠지만 만약 (미국) 국경이 안전하지 않다면 우크라이나는 큰 (지원) 패키지를 받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바이든 대통령은 공화당 강경파인 맷 게이츠 하원의원(플로리다)이 매카시 하원의장 해임 결의안을 추진하는 것에 대한 입장을 묻는 말에 "그 사안에 대해 나는 투표권이 없다"면서 "그 문제는 상·하원 지도부에 맡기겠다"며 즉답을 피했다.
soleco@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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