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매체 "작년 中100여개 도시서 벌어진 보이콧, 상하이도 직면"
(홍콩=연합뉴스) 윤고은 특파원 = 중국의 부동산 시장 위기가 심화하는 가운데 '경제 수도'인 상하이도 처음으로 아파트 수분양자들의 부동산담보대출(모기지) 상환 거부에 직면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2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상하이 푸둥신구에서 상하이둥잉부동산이 짓는 2개동 300가구 규모 '원 리베라 상하이' 아파트의 완공이 2년 가까이 지연되면서 수분양자들이 모기지 보이콧에 나설 조짐을 보이고 있다.
해당 아파트 2개동 중 하나의 입주 예정일은 지난해 3월 12일, 다른 하나는 지난해 12월 10일이었다.
그러나 상하이둥잉이 지난해 초 자금난에 빠지면서 공사는 1년 반 넘게 중단됐다.
이에 지난 8월 초 수분양자 수십명이 상하이둥잉과 현지 당국에 그달 말까지 공사 재개가 이뤄지지 않으면 9월부터 모기지 상환을 중단하겠다고 경고했다.
하지만 8월 31일 이래 해당 아파트 건설 현장에는 소수의 노동자만 작업을 하고 있으며 완공의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고 두 명의 수분양자가 SCMP에 밝혔다.
이들은 최근 공사 재개도 외부의 우려를 달래기 위한 임시방편적인 무성의한 조치라며 모기지 상환 보이콧의 가능성을 제기했다.
SCMP는 국경절 연휴인 전날 찾은 해당 공사 현장에 중장비나 노동자가 보이지 않았다고 밝혔다.
제곱미터(㎡)당 11만위안(약 2천만원)인 해당 아파트는 1천500만∼3천만위안(약 28억∼56억원)에 분양됐다.
상하이의 부동산 투자자 인란은 SCMP에 "고가 아파트의 입주가 500일 이상 지연되면서 이미 구매자들을 화나게 한 만큼 모기지 보이콧이 일어날 듯 하다"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상하이둥잉이 유동성 위기에 빠진 탓에 당장 해피 엔딩을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SCMP는 "'원 리베라 상하이' 사태는 상하이에서 벌어지는 첫 모기지 상환 보이콧이 될 것"이라며 "이는 약 1년 전 공사 지연으로 백여개의 도시에서 모기지 상환 보이콧이 벌어진 것을 떠올리게 하며 침체한 부동산 시장의 심리를 더욱 악화할 위험이 있다"고 지적했다.
중국 당국이 2020년 부동산 시장 투기를 잡겠다며 돈줄 죄기에 나선 가운데 코로나19가 겹치면서 현지 부동산 개발업체 수십곳이 자금난에 빠졌다.
이에 지난해 중국 전역 100여개 도시에서는 짓다 만 아파트가 속출, 수분양자들의 모기지 상환 거부 운동이 퍼져나갔다.
또한 건설사의 부도로 짓다 만 아파트에 들어가 사는 사람들도 생겼다.
이렇듯 자금난으로 건설이 중단된 주택인 '란웨이러우'가 중국내 심각한 사회적 문제로 떠올랐다.
앞서 JP모건은 지난해 12월 보고서에서 지난 2년간 약 50여개의 중국 부동산 개발업체가 약 1천억달러(약 136조원) 상당의 역외 채권을 채무불이행(디폴트) 했다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대형 부동산 개발업체 중 가장 먼저 2021년 12월 디폴트를 선언했던 헝다(恒大·에버그란데)는 그간 부채 구조조정 작업을 벌였으나 지난달 그룹의 창업자 쉬자인 회장에 이어 자금 관리 총책이었던 그의 둘째 아들도 당국에 연행되면서 파산설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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