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로바키아 야당 승리엔 "자국 이익 우선한다고 '친러'라니 황당"
(모스크바=연합뉴스) 최인영 특파원 = 러시아 크렘린궁은 미국과 유럽에서 우크라이나 사태에 대한 피로감이 더 커져 분열에 빠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2일(현지시간) 밝혔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미국 연방의회가 우크라이나 지원 예산을 제외한 채 임시 예산안을 처리한 것과 관련해 이같이 논평했다.
그는 "우크라이나 정권에 대한 터무니없는 재정 지원으로 인한 피로감이 미국을 포함한 여러 나라들에서 더 커질 것이며, 이 피로감은 정치권의 분열을 일으키고 논란을 키울 것"이라고 예상했다.
하지만 미국 예산에서 우크라이나 지원 항목이 제외된 것은 일시적인 현상으로 본다면서 "미국은 분명히 분쟁 개입을 유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난달 30일 미 정부의 일시적 업무 정지(셧다운)를 3시간 앞두고 처리된 이번 임시예산안에는 공화당 반대가 많은 우크라이나 지원 항목이 빠졌지만,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은 공화당에 우크라이나 지원 예산을 시급히 처리해달라고 촉구하고 있다.
지난달 30일 슬로바키아 총선에서 '친러·반미' 성향 야당인 사회민주당(SD·스메르)이 1위를 차지한 것도 우크라이나 지원에 대한 서방의 피로감을 나타낸다는 분석이 나온다.
슬로바키아 총선 결과에 대해 페스코프 대변인은 "앞으로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지켜보자"면서도 로베르트 피초 전 총리가 이끄는 야당을 '친러'라고 부르는 것은 불합리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유럽에서 자국의 주권과 이익을 보호하려는 거의 모든 정치인은 '친러시아'라고 불리는데, 터무니없는 일"이라며 불쾌감을 드러냈다.
피초 전 총리는 우크라이나가 러시아를 도발해 현 사태를 자초했다고 주장하고 있고, 우크라이나에 대한 무기 지원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가입에도 반대 입장을 밝혀왔다.
지난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국민의 무비자 입국을 허용한 것과 관련, 페스코프 대변인은 "러시아에 이주하려는 사람들에게 도움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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