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겨냥 "역사의 흐름서 뒤처지는 지도자는 대가 지불"
김영호 "러 대북 무기·군사기술 제공은 도발…강력 대응"
"독일 통일 동독 주민의 자결권 행사…유럽 각국 북한과 대화 관여 요청"
(베를린=연합뉴스) 이율 특파원 = 김영호 통일부 장관은 2일(현지시간) 구동독 국가안보부 슈타지가 정치범들을 가두고 취조하던 구치소를 방문, "구동독보다 더 심각한 인권침해가 이뤄지는 북한에 개탄한다"면서 "하루빨리 북한의 정치범 수용소가 폐지돼야 하며, 더이상 인권유린이 이뤄지지 않게 국제사회가 연대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슈타지가 시민들을 감시·사찰한 기록이 보관된 슈타지 문서고를 방문한 자리에선 "책임자 처벌과 피해자 구제 및 추모 등 전환기 정의 구현을 위해서는 북한인권 침해 사례에 대한 조사· 기록·보존이 매우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독일을 방문중인 김 장관은 앞서 특파원들과 한 오찬간담회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겨냥해 "역사의 흐름에 뒤처지면 반드시 대가를 지불하게 될 것"이라며 "21세기에 북한이 운영 중인 5곳의 정치범 수용소에 수십만명이 갇혀있다는 것은 상상할 수 없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김 장관은 또 "러시아가 북한에 무기나 군사기술을 제공할 경우 이는 한국에 직접적 위협이 되기 때문에 강하게 대응할 수밖에 없다"면서 "북한이 러시아에 폭탄 등 무기를 제공했다고 우크라이나 정부가 확인했는데, 러시아가 그 대가로 북한에 기술이전 등을 하면 한국에 대한 명백한 도발"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 경우 옵션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무기 지원뿐만아니라 한국이 러시아에 국제공조를 통해 가하는 제재에 플러스알파를 검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북한의 국경 개방에 대해선 "지금 항저우 아시안게임도 하고, 북중 국경도 열렸는데 우리가 보고 있는 지표 중 하나는 과연 유니세프나 세계보건기구(WHO) 등 유엔 산하 국제기구 요원들이 들어가느냐다"라면서, 우리 정부도 이를 계기로 발을 맞춰나가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남북 교류와 관련해서는 "사실 그것은 북한 사정이 좀 크다. 북한 스스로 남한하고는 관계하기 싫다는 입장을 갖고 있고, 민간 단체가 인도적 지원을 하려고 해도 한국 물건을 안 받겠다며 받아들일 준비도 안 돼 있는 상태"라면서 "정부는 인도적 지원은 투명성이 보장될 경우 정치 군사적 상황과 무관하게 한다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그는 "독일 통일의 핵심은 동독 주민들의 자결권 행사"라면서 "서독은 꾸준히 일관적인 초당적 정책을 통해 그 여건을 조성해 왔다는 게 우리가 대단히 중점적으로 봐야 할 부분"이라고 강조했다.
김 장관은 이날 독일 대통령실 등에 북한은 인터넷도 못 하는 폐쇄된 사회인 만큼, 독일과 영국을 비롯해 북한과 외교관계를 맺은 국가들이 북한과 대화에 좀 더 관여해달라고 당부했다고 밝혔다.
지난달 28일부터 오는 4일까지 영국과 독일을 방문 중인 김 장관은 3일 독일 함부르크에서 열리는 제33회 독일 통일의 날 기념식에 정부 대표로 참석한다.
yulsid@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