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냐 1천명 지원 의사 밝혀…주요 인프라 보호 등 임무
NYT "우크라戰 이후 마비됐던 안보리 기능한 드문 사례"
(뉴욕=연합뉴스) 이지헌 특파원 = 갱단이 활개를 치며 대혼란에 빠져 있는 최빈국 아이티에 케냐 주도의 경찰력을 투입하는 방안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의 승인을 얻었다.
안보리는 2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공식 회의를 열고 아이티를 대상으로 하는 케냐 주도의 다국적 안보 임무를 승인하는 내용의 결의안을 채택했다.
결의는 다국적 경찰이 공항이나 항구, 학교, 병원 등 주요 인프라를 보호하고 아이티 경찰과 함께 '표적 작전'을 수행할 수 있도록 했다.
앞서 지난해 10월 아리엘 앙리 아이티 총리는 '전문화한 치안 인력 배치 요청'을 국제사회에 호소한 바 있다.
이에 알프레드 무투아 케냐 외교부 장관이 지난 7월 "케냐는 아이티에서 다국적 경찰관들을 지휘할 준비가 돼 있다"며 아이티에 경찰관 1천명 지원 의사를 밝혀 아이티 요청에 화답했다.
이번 안보리의 결의로 케냐를 제외한 다른 국가에서도 경찰력을 제공할 것으로 예상된다.
아이티에서 멀지 않은 또 다른 섬나라 바하마는 유엔 안보리 승인을 전제로 경찰력 150명 제공을 약속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 역시 아이티 다국적 병력 파견 필요성을 지속해 언급해왔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유엔총회 연설하면서 "아이티 국민은 더 오래 기다릴 수 없다"며 파견 승인을 회원국들에 촉구하면서 안보리 결의안 논의가 급물살을 탔다.
최빈국 아이티는 최근 수년간 갱단 간 분쟁에 따른 폭력 사태로 몸살을 앓아 왔다.
2021년 조브넬 모이즈 당시 대통령 암살 이후 행정부는 제 기능을 잃었고, 입법부 역시 의원들 임기 종료로 '공백' 상태다.
이번 결의는 안보리 이사국 15개국 중 13개국의 찬성을 얻었다. 중국과 러시아는 기권했지만 거부권을 행사하지는 않았다.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거부권을 가진 상임이사국 간 반목으로 안보리가 결의안을 통과시키는 데 어려움을 겪어왔다"며 "이번 결의안 통과는 안보리가 행동에 나설 수 있었던 드문 순간"이라고 평가했다.
p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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