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곰 식욕 왕성한 시기…피해자들이 곰 놀라게 했을 수도"
(서울=연합뉴스) 유한주 기자 = 캐나다 서부의 한 국립공원에서 곰의 습격으로 야영객 2명이 숨지는 일이 벌어졌다고 AP 통신 등이 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캐나다 공원관리국은 지난달 29일 오후 8시께 앨버타주(州) 밴프 국립공원 내 '레드 디어 강' 지역에서 곰의 공격 발생을 의미하는 위치정보시스템(GPS) 경보를 접수했다.
대응팀이 즉시 출동했으나 악천후 탓에 다음 날 새벽 1시께 현장에 도착했고, GPS 경보를 울린 피해자 2명은 이미 숨진 상태였다.
이들 피해자는 사실혼 관계 커플이었다. 현장에서는 이들의 반려견도 죽은 채 발견됐다고 캐나다 공영방송 CBC는 전했다.
피해자들의 한 지인은 "그들은 캠핑하러 오지에 간 것"이라고 말했다.
대응팀은 곧 인근에서 행동이 불안정해 보이는 회색곰 1마리를 발견했고 공공 안전을 위해 현장에서 곰을 사살했다. 또 예방 조치로 밴프 국립공원 일부를 폐쇄했다.
공원관리국은 성명을 내고 "비극적인 사건"이라면서 "희생자 가족과 친구들에게 애도를 표한다"고 밝혔다.
야생동물 전문가 킴 티치너는 통상 곰과 마주쳤을 때 인명사고를 당하는 경우는 드물다면서 전 세계적으로 회색곰 공격의 14%만이 사망 사고로 이어진다고 설명했다.
대개 회색곰은 사람과 마주치면 달아난다는 것이다.
밴프 국립공원에서 곰으로 인한 사망사고가 발생한 것은 1980년 이후 43년 만인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티치너는 "피해자들이 가까운 거리에서 곰을 놀라게 해 곰이 방어적으로 공격에 나섰을 수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지금은 곰이 동면을 준비하면서 식욕이 왕성해지는 시기이기도 하다고 티치너는 덧붙였다.
사고 현장 인근에서 관광업을 하는 메를 폭스도 "곰은 이맘때 배가 고파지는데 올해는 곰이 먹을 열매나 먹잇감이 없었다"고 말했다.
서리가 내려 베리꽃 등이 얼어붙는 등 곰의 주요 먹잇감이 부족해졌다는 설명이다.
전문가들은 야생에서 곰 배설물, 발톱 자국 등을 발견하면 즉시 현장을 떠나라고 당부했다. 만일을 대비해 곰 퇴치 스프레이를 갖고 다니라고도 조언했다.
hanju@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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