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호 "불확실성 속 여건 만들어가면 독일처럼 통일 실현할 수 있을 것"
(함부르크=연합뉴스) 이율 특파원 =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는 3일(현지시간) "오늘은 평화로운 통일을 가능하게 한 동독 시민들의 민주주의를 위한 투쟁을 기억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날 독일 함부르크 엘브필하모니에서 열린 독일 통일 33주년 기념식 후 기자들에게 "우리는 화합과 자유를 함께 지키고, 독일이 전 세계와 협력 속에 힘을 얻는 강국이 되도록 노력해야 한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지평선을 열기'를 주제로 열린 이날 기념식에는 독일 대통령과 총리, 연방 상·하원 의장, 헌법재판소장 등 5부 요인을 비롯해 1천300명이 참석했다.
이날 기념식을 주최한 페터 첸처 독일 연방 상원의장 겸 함부르크 시장은 위기의 시대 협동정신을 호소했다. 기념식은 16개주 중 상원의장을 맡은 지역이 주최한다.
그는 "포퓰리즘이나 양극화가 아닌 협동정신과 협력이 현재의 시급한 요구"라면서 "이에 대해 우리는 모두 책임이 있다. 누구나 이에 기여할 수 있을지 스스로 되물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위기와 변혁의 시대에는 새로운 기회를 알아보는 것도 중요하다면서, 이를 위해 지평선을 열고, 새로운 길을 가야 한다고 말했다. 여기에는 개방성, 변화할 채비, 확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그는 "강하고 민주주의적 독일만이 평화와 민주주의 인권을 위해 전력투구하는 유럽을 위한 책임을 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5부 요인 중 대표로 기념연설을 한 슈테판 하르바르트 헌법재판소장은 "독일 통일을 향한 길은 우회로와 미로, 끔찍한 사도가 가득한 길이었다"면서 "화합과 정의, 자유는 힘들게 쟁취하고, 지키고, 항상 새로 싸워 얻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독일은 분열된 국가는 아니지만, 서로 갈라지고 있다"면서 정치적으로 생각이 같은 이들과만 이야기하는 경향에 대해 경고했다. 의견교환은 민주주의의 본질이기 때문이다. 그는 민주주의에는 토론과 싸움뿐 아니라 기꺼이 타협할 능력과 태세가 포함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유럽에서 다시 벌어진 전쟁과 기후변화, 이주 등의 도전 속에 전 세계에서 강화되는 서구에서 기원한 자유민주주의와 다면적 독재의 형태간 체제경쟁에 대해 경고하면서 이런 세계적 대결에 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미래로 전진하기 위해서는 앞을 봐야 하지만, 과거를 되돌아보는 것은 이에 있어 무엇이 중요한지 이해하는 것을 도와준다"고 말했다.
이날 정부 대표로 외부 정부 고위인사 중 유일하게 기념식에 초청된 김영호 통일부 장관은 숄츠 독일 총리와 배르벨 바스 연방하원 의장, 첸처 연방상원 의장과 인사를 나누고 카르스텐 슈나이더 동독특임관과 면담했다.
김 장관은 이날 기념식 후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남북통일이 불확실한 미래지만, 우리가 남북통일을 위해 준비를 하고 여건을 만들어 나가고, 노력해나간다고 한다면, 우리도 독일처럼 통일을 실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yulsid@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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