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MW 5시리즈 수석부사장 "조화 중시하는 세단…새 모델서 적절한 변화 추구"
디자인 총괄 "드러내기보다 눈에 덜 띄게…'100년 역사' 아이콘은 불변"
(리스본=연합뉴스) 임기창 기자 = "5시리즈는 BMW의 심장(heart)입니다."
지난달 14일(현지시간) BMW 8세대 뉴 5시리즈 글로벌 공개 행사가 열린 포르투갈 리스본에서 만난 디트마르 침머하클 BMW 5시리즈 수석부사장은 '5시리즈가 BMW에는 어떤 의미인가'라는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1972년 처음 선보인 준대형 세단 5시리즈는 고급스러움과 우수한 주행 성능에 스포티한 감각까지 두루 균형감을 갖춰 동급 프리미엄 세단 시장에서 오랫동안 사랑받아 온 BMW의 대표 차종이다.
이처럼 의미가 큰 차종이어서인지 전동화 바람이 거센 가운데서도 5시리즈는 플래그십 세단 7시리즈를 비롯한 다른 차급의 전기차가 여럿 출시된 이후 올해에야 비로소 순수전기차 i5가 등장했다.
침머하클 수석부사장은 "5시리즈는 8세대까지 나올 만큼 역사가 길고 캐릭터가 중요한 차종"이라며 "8세대 5시리즈도 그런 캐릭터 유지에 초점을 뒀다"고 밝혔다.
"5시리즈 고객이 원하는 것은 비즈니스 세단으로 빠르게 주행하고 편안한 장거리 주행까지 가능하게 하는 것입니다. 8세대는 5시리즈의 이런 정체성에 미래적 혁신이 더해졌죠. 미래적 추세에 맞춰 출시된 i5도 5시리즈의 이 같은 정체성을 지닌 일부분입니다."
침머하클 수석부사장은 BMW가 추구하는 혁신의 핵심 본질에 대해 "자동차와 운전자가 간결하고 직관적으로 소통할 수 있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마치 애플 아이폰을 터치하듯 다루기 쉬워야 하는데 이를 스크린 조작에 반영했다"고 말했다.
8세대 5시리즈는 전장이 5m를 넘는 등 이전 모델보다 커졌지만, 볼륨감이 강조돼 우아하면서도 스포티한 느낌이 강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순수전기 모델 출시를 계기로 디자인에 파격적인 변화를 주기보다는 기존 디자인의 전통을 여전히 유지하며 절제미를 살리려 했다는 게 BMW 설명이다.
도마고이 두케츠 BMW 디자인 총괄은 "비즈니스 세단인 5시리즈의 고객들은 3시리즈보다는 좀 더 많은 것을 원하고 7시리즈보다는 눈에 좀 덜 띄기를 원한다"며 "럭셔리함의 측면에서 설명하자면 과거에는 드러내는 것이 중요했다면 이제는 숨겨서 덜 눈에 띄게 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두케츠 총괄은 "차량 사이즈는 라이프스타일에 따라 커질 수도, 작아질 수도 있고 7시리즈는 우아한 면을, 5시리즈는 절제된 면을 보여줄 수 있지만 전면부의 샤크 노즈, 키드니 그릴, 더블 헤드라이트는 BMW의 정체성을 보여주는 요소"라며 "100년 역사를 지닌 회사에서 이는 변하지 않는 아이콘"이라고 했다.
침머하클 수석부사장은 "5시리즈는 비즈니스 세단으로서 조화를 중시하는데, 기존 정체성을 살리면서도 변화를 추구하는 것 사이에서 균형을 찾는 것은 어려운 문제였다"며 "새로운 경쟁차 가운데는 매우 급진적 변화를 꾀하는 것도 있지만 우리 고객층을 고려하면 이 정도 변화가 적절하다고 봤다"고 말했다.
탑승자와 직접 접촉하고 호흡하는 내부 디자인에도 이 같은 철학이 반영됐다고 한다.
두케츠 총괄은 "우리 고객은 자동차를 전적으로 통제하는 쪽을 원하는데 차량 기능이 복잡해지면서 스트레스가 높아질 수 있다"며 "항상 차량에 대한 통제권을 쥘 수 있다는 경험을 제공하고, 기술을 사용하되 필요할 때만 쓴다는 느낌을 전달하는 것이 내부 디자인 목표였다"고 전했다.
침머하클 수석부사장은 "5시리즈는 BMW의 비즈니스에 크게 기여하고, 혁신의 아이콘이기도 해 우리에게 매우 중요한 시리즈이며 혁신이 매우 잘 적용되고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또 운전의 재미와 동시에 편안함을 고려하는 것도 매우 중요한 세그먼트여서 큰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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