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델리=연합뉴스) 유창엽 특파원 = 인도 경찰이 국경 문제로 갈등을 빚는 중국의 자금을 지원받는 것으로 알려진 뉴스 매체에 대해 전격적인 압수수색을 벌였다.
4일(현지시간) 인도 매체와 AFP통신에 따르면 압수수색은 전날 오전 6시께 수도 뉴델리와 구루그람(옛 구르가온), 뭄바이등지의 '뉴스클릭' 직원 주택 등 100여곳에서 진행됐다.
당국은 이번 수색에 경찰 400여명을 투입, 뉴스클릭 기자 등의 휴대전화, 노트북, 컴퓨터 디스크 등을 가져갔다.
인도 경찰은 지난 8월 중순부터 영어 뉴스 사이트인 뉴스클릭에 대한 수사를 본격화해 이날 압수수색을 벌였다.
같은 달에는 뉴스클릭이 미국의 백만장자 네빌 로이 싱함을 통해 중국 자금을 지원받고 중국 입장에서 기사를 썼다는 뉴욕타임스가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뉴욕타임스는 당시 싱함이 중국과 밀접한 관계를 유지하며 전 세계적으로 중국 선전 활동에 자금을 대고 있다고 전했으나 싱함은 이를 부인했다.
인도 경찰은 이번 압수수색이 '불법활동예방법'(UAPA)에 따른 것이며, 창립자 겸 편집자인 프라비르 푸르카야스타 등 뉴스클릭 직원 2명을 체포했다고 밝혔다.
UAPA는 엄격한 반(反)테러법으로 체포되면 보석으로 풀려나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이번 압수수색에 관해 '뭄바이프레스클럽'은 성명을 통해 깊은 우려를 표하면서 언론인을 겨냥한 괴롭힘을 중단하라고 경찰에 촉구했다.
이와 관련, 아누라그 타쿠르 인도 공보장관은 현지 방송을 통해 "누군가가 잘못을 저지르면 수사기관은 자유롭게 수사할 수 있다"고 반박했다.
인도의 언론 자유는 나렌드라 모디 총리가 2014년 취임한 이래 악화해 왔다는 평가를 받는다.
국경없는기자회가 지난 5월 발표한 2023년 세계언론자유지수에서 인도는 180개국 가운데서 161위로, 지난해 150위에서 11단계 하락했다.
한편, 3천500km 국경을 맞댄 인도와 중국은 국경문제로 1962년 전쟁까지 벌였으나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 채 실질통제선(LAC)을 긋고 대립하고 있다.
특히 2020년 인도 북부 라다크 지역에서 양국 군이 충돌해 인도군 20명, 중국군 4명이 사망한 뒤 양국 관계는 급랭한 채 현재에 이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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