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까지 1만7천여명 필요"…북러, 오는 11월 세부 협력 방안 논의
(블라디보스토크=연합뉴스) 최수호 특파원 = 러시아 극동 연해주에서 향후 2년 동안 건설 분야 전문인력 1만7천여명이 부족한 것으로 나타나 현지 기업들이 북한 등 외국인 노동자 유치에 관심을 보인다고 타스통신과 러시아 매체 RBC 등이 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비탈리 블로츠키 연해주 건설국장은 "2023∼2025년 지역에 예정된 건설 작업량을 고려할 때 1만7천300명가량의 전문 인력이 필요하다"며 "연해주 지역 건설산업 분야 기업과 단체 등은 북한을 비롯해 중국, 우즈베키스탄 등에서 온 외국인 인력을 현장에 고용하는 것에 관심을 보인다"고 밝혔다.
이어 "문제 해결 방안의 하나로 연해주 건설국은 직업교육·고용국 등과 긴밀히 협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작년부터 연해주에서는 보건시설과 교육·스포츠·문화시설 등을 건립하기 위한 공사가 곳곳에서 진행 중이다.
내년부터는 실내 빙상경기장이나 유치원 등을 짓기 위한 추가 공사도 시작될 예정이다.
러시아는 극동 지역 개발을 위해 오랜 기간 인구 늘리기에 힘써왔지만, 낙후한 산업과 기반 시설 등 탓에 눈에 띄는 성과는 거두지 못했다.
반대로 이 지역 젊은이들이 모스크바를 포함해 서부 대도시 등으로 빠져나가면서 양질의 노동력 확보는 극동 지역의 오랜 고민거리로 자리매김했다.
특히 작년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특별 군사작전 발발 후 극동 지역 젊은 층 상당수도 우크라이나에 징발된 탓에 노동력 부족난은 더욱 악화했다.
이런 상황에서 지난달 열린 북러 정상회담을 계기로 양국이 경제협력을 강화하기로 결정하자 북한이 유엔 제재에도 불구하고 숙련된 자국 노동력을 러시아에 새롭게 공급할지에 관심이 쏠린 상태다.
북한은 1946년부터 옛소련과 러시아에 노동력을 공급해 왔으며, 러시아도 인건비가 싸고 숙련도가 높은 북한 노동자들을 선호한다.
초기 수산업 분야에서 주로 일했던 북한 근로자들은 1990년대 말 이후로는 주로 건설업에 투입됐다.
그러나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장거리 미사일 발사에 대한 대응으로 2017년 12월에 채택된 유엔 안보리 대북 제재 결의 2397호는 제3국에서 북한 노동자를 이용하는 것 등을 금지하고 있다.
한편, 북한과 러시아는 이번 정상회담에서 거론된 교류·협력 방안들을 세부적으로 논의하기 위해 오는 11월 북한에서 양국 정부 간 위원회 회의를 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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