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시장, '미국행 자제' 설득 위해 중남미 3개국 방문

입력 2023-10-05 00:38  

뉴욕시장, '미국행 자제' 설득 위해 중남미 3개국 방문
"뉴욕에 온다고 5성급 호텔에 묵거나 자동으로 노동허가 받는 것 아냐"




(뉴욕=연합뉴스) 고일환 특파원 = 최근 미국 남부 국경에서 몰려드는 망명 신청자들 탓에 위기를 겪고 있는 뉴욕시장이 중남미 3개국을 방문한다.
4일(현지시간) ABC7 등 뉴욕 현지 언론에 따르면 에릭 애덤스 뉴욕시장이 이날부터 4일간 멕시코 등 중남미 3개국을 방문해 미국행을 자제해달라고 요청할 계획이다.
애덤스 시장은 출국에 앞서 기자들에게 "뉴욕에 온다고 하더라도 5성급 호텔에서 머무는 것이 아니고, 자동으로 노동 허가를 받는 것도 아니라는 사실을 강조할 것"이라고 밝혔다.
애덤스 시장은 일단 국경을 접한 멕시코에서 정부 관계자들을 만난 뒤 에콰도르와 콜롬비아를 각각 방문할 예정이다.
특히 그는 콜롬비아와 파나마 사이에 위치한 '다리엔 갭'도 방문할 계획이다.
이곳은 남미 출신 망명 신청자들이 미국으로 가기 위해 위험을 무릅쓰고 통과해야 하는 열대우림 지역이다.
다만 애덤스 시장의 중남미 방문이 뉴욕의 이민자 위기 해결에 큰 도움이 되지는 않을 것이라는 예상이 일반적이다.



앞서 애덤스 시장은 망명 신청자들이 넘어오는 남부 국경에 '뉴욕은 물가가 비싸고, 보호시설에 입소할 수 있다는 보장이 없다'며 다른 도시를 선택하라는 취지의 전단을 배포하기도 했다.
그러나 현재 뉴욕시 보호시설에 입소한 이민자와 노숙자 등은 11만 명에 달한다. 지난해 1월(4만5천명)보다 두 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역대 최대 규모다.
뉴욕시는 몰려드는 이민자를 수용하기 위해 천문학적인 재정 부담을 지게 됐고, 행정 서비스의 질 저하와 치안 불안 등을 이유로 주민의 불만도 증폭하는 분위기다.
이에 따라 뉴욕시는 최근 법원에 망명 신청자에 대해선 잠정적으로 난민 보호법 적용을 일시적으로 중단해 달라는 요청을 하기도 했다.
노숙자 보호를 위해 제정한 난민 보호법이 망명 신청자에게 적용되면서 뉴욕시가 행정·재정적으로 감당할 수 없는 위기에 빠졌다는 이유에서다.
뉴욕은 미국 주요 도시 중 유일하게 '난민이 요청할 경우 시가 보호시설을 제공해야 한다'는 내용의 법률이 존재한다.
koma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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