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원 의원 20명, 사우디의 안보보장·무기판매·원전 요구에 반발
(워싱턴=연합뉴스) 김경희 특파원 = 미국 민주당 상원 의원 20명이 4일(현지시간) 백악관에 사우디아라비아와 이스라엘의 관계 정상화 중재에 대한 일부 우려를 담은 서한을 전달했다.
크리스 머피(코네티컷) 의원이 주도한 서한에서 이들은 "사우디와 구속력 있는 방위 조약이 미국의 이익에 부합한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서는 높은 수준의 증거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정부의 협상에 열린 입장"이라면서도 안보 보장과 무기 판매, 민간 핵 발전소 건설 등을 요구하는 사우디의 요구에 우려를 표했다.
이들은 "역사적으로 안보 조약은 미국과 이익 및 가치를 공유하는 가장 가까운 민주주의 동맹에만 적용됐다"며 "사우디는 정기적으로 역내에서 미국의 이익을 훼손하고 인권 문제가 발생하는 독재국"이라고 비판했다.
사우디는 중동 지역에서 미국의 전통적 우방이지만,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 암살 사건에 사우디 왕세자가 개입한 것으로 알려지며 냉랭한 관계를 이어왔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사우디와 관계 개선에 공을 들여 왔으며, 지난달 주요20개국(G20) 정상회의 기간 사우디의 실세인 왕세자와 별도 회담을 하기도 했다.
내년 대선을 앞두고 바이든 대통령은 가시적 외교 성과로 내세울 수 있는 사우디와 이스라엘의 국교 정상화에 역점을 두고 있다.
로이터 통신은 "바이든 행정부가 오랜 앙숙인 사우디와 이스라엘의 관계 정상화를 중재한다 하더라도, 의회에서 험난한 장애물에 직면할 수 있다는 것을 이번 서한으로 알 수 있다"고 지적했다.
kyungh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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