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간 20GWh 규모로 단일수주 최대…글로법 톱5 완성차에 모두 배터리 공급
(서울=연합뉴스) 장하나 기자 = LG에너지솔루션이 세계 1위 자동차 기업인 일본 도요타와 손잡고 북미 전기차 시장 공략을 강화한다.
LG에너지솔루션이 도요타와 배터리 공급계약을 맺은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이를 계기로 LG에너지솔루션은 글로벌 톱5 완성차 회사에 모두 배터리를 공급하게 됐다.
◇ 단일 수주 계약 최대…4조원 투자해 미시간 공장 증설
LG에너지솔루션은 도요타와 연간 20기가와트시(GWh) 규모의 전기차 배터리 장기 공급계약을 체결했다고 5일 밝혔다.
이번 계약은 합작공장(JV)을 제외한 LG에너지솔루션의 단일 수주계약으로는 최대 규모다.
도요타에 공급하는 배터리는 LG에너지솔루션의 북미 생산법인 미시간 공장에서 생산되며, 하이니켈 NCMA(니켈·코발트·망간·알루미늄) 기반 파우치셀이 탑재된 모듈이 공급될 예정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이를 위해 올해 말부터 2025년까지 미국 미시간 공장에 총 4조원을 투자해 도요타 전용 배터리 셀과 모듈 생산라인을 구축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미시간 공장의 생산능력은 총 40GWh 규모로 확대될 전망이다.
생산된 배터리 모듈은 도요타 미국 켄터키 공장에서 팩으로 조립돼 도요타 신형 전기차 모델에 주로 탑재될 예정이다.
도요타는 지난해 매출 371조원, 세계 자동차 판매 대수 1위를 달성할 만큼 자동차 산업의 전통적인 강자다. 북미에서도 제너럴모터스(GM)에 이어 자동차 판매 대수 2위를 기록하는 등 영향력이 높다. 지난해의 경우 도요타 전체 판매량의 20% 이상을 북미 시장에서 판매했다.
최근에는 오는 2030년까지 30종의 차량을 출시하고 글로벌 시장에서 연간 350만대의 전기차를 판매한다는 계획을 발표하는 등 전동화 전략 추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양사는 LG에너지솔루션의 셀과 모듈 기술력, 도요타의 팩 기술력이 결합해 안전성과 성능 등에서 한층 강화된 배터리를 생산, 고객이 안심하고 주행할 수 있는 전기차를 판매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아울러 양사의 기술력을 결합한 혁신적인 배터리로 도요타 전기차가 북미 전기차 시장 전환에 새로운 모멘텀을 제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는 분위기다.
◇ LG엔솔, '톱 5' 완성차에 배터리 공급
LG에너지솔루션은 이번 계약으로 글로벌 '톱5' 완성차 회사(도요타·폭스바겐·르노닛산·현대차·GM) 모두에 배터리를 공급하게 됐다.
특히 이번 수주를 계기로 LG에너지솔루션의 북미 시장 지배력이 확대되고,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대응력도 높아질 전망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현재 북미에서 2개의 단독 공장과 6개의 합작 공장을 운영·건설 중이다. 올해 6월 말 기준 LG에너지솔루션의 누적 수주잔고는 440조원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앞서 지난해 일본 완성차 업체 혼다와도 합작법인을 설립해 미국 오하이오주에 총 5조1천억원을 투자, 연간 생산능력 40GWh 규모로 배터리 생산 공장을 건설하기로 한 바 있다.
북미시장의 교두보 역할을 하는 미시간 공장의 중요성도 더 커질 전망이다.
앞서 권영수 LG에너지솔루션 부회장은 지난 5월 미시간 공장을 찾아 임직원과 타운홀 미팅을 열고 "미시간 공장은 첨단 기술이 가장 먼저 도입되고, 다른 공장에 이슈를 지원할 수 있는 역할을 해 미국 각지에서 건설되고 있는 많은 JV 공장들의 '마더 팩토리'(Mother Factory)가 돼야 할 곳"이라며 "이를 위해 미시간 공장의 스마트팩토리 역량 강화와 구성원의 성장을 위해 전폭적인 지원을 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업계에서는 LG에너지솔루션과 도요타의 이번 공급 계약에 대해 핵심 부품 공급망을 자국 기업 위주로 꾸리는 경향이 짙은 일본 기업들의 보수적 특성을 고려하면 이례적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한 업계 관계자는 "일본 기업들은 특히 까다로운 기술 기준을 내세우고 품질과 제품 안전성 등을 면밀히 살피는 것으로 유명하다"며 "도요타가 일본 배터리 업체가 아닌 LG에너지솔루션을 선택한 것은 그만큼 LG에너지솔루션의 배터리 품질과 기술력이 우수하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2만9천여건의 세계 최다 배터리 관련 특허를 보유하고 있고, 연간 200GWh 규모의 글로벌 생산 능력을 갖추고 있다. 하이니켈 NCMA 기반 열제어 기술 향상 등 의미있는 성과도 거두고 있다.
오가와 데쓰오 도요타 북미법인 최고경영자(CEO)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리튬 이온 배터리의 안정적인 공급을 확보하는 것은 제조 및 제품 계획의 중요한 부분"이라며 "LG에너지솔루션과 협력해 고객의 기대에 걸맞은 높은 안전성, 성능, 품질의 제품을 제공할 수 있게 돼 매우 기쁘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권영수 부회장은 "세계 1위의 글로벌 자동차 회사 도요타와 배터리 선도기업인 LG에너지솔루션의 새로운 협력이 북미 전기차 시장의 커다란 진전을 가져오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이번 협력을 통해 북미 생산 네트워크를 더욱 강화하고 혁신적인 제품 경쟁력을 강화해 세계 최고의 고객가치를 제공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hanajj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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