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낵 총리, 보수당 연례 전당대회서 'A레벨' 폐지 등 개편안 발표
"대입 요구 과목 수 늘리고 영어·수학 강화…수업시간 195시간 추가"
교원 노조 "지금도 교사 부족한데 현실성 없어" 반발
(서울=연합뉴스) 임지우 기자 = 리시 수낵 영국 총리가 4일(현지 시간) 맨체스터에서 열린 보수당 연례 전당대회에서 16세 이후 교육과정과 대입제도를 개편하겠다고 밝히면서 영국 대입 제도 변화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이날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와 가디언, BBC 방송 등에 따르면 수낵 총리의 개편안은 기존의 대입 교육과정 및 평가시험 제도인 'A레벨'을 없애고 '영국 상급 표준'(ABS·Advanced British Standard)'이라는 새 체계로 대체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ABS가 도입되면 올해 초등학교에 들어가는 학생들은 대입을 준비하는 16~18세 때 5개 과목을 공부해 시험을 치러야 한다.
현재 A레벨에서는 3개 과목을 요구하는데 2개를 더 공부시키겠다는 것이다.
수학과 영어는 18세까지 필수로 듣게 했다. 또 수업 시간을 기존보다 최소 195시간 늘려 과목이 추가되더라도 현재 A레벨에서 요구하는 수준의 심화 학습을 유지한다는 계획이다.
이밖에 A레벨 외에 별도의 직업교육 과정인 'T레벨'도 사라지고 ABS로 통합된다.
수낵 총리는 "우리와 경제적으로 경쟁하는 다른 국가의 학생들은 평균 7개 과목을 공부하는데 영국 학생들은 3개 과목만 공부하고 있다"며 "16~19세의 대입 준비생들이 교실에서 보내는 시간도 경쟁국의 3분의 2수준"이라고 말했다.
영국 정부는 이번 개편안을 10년에 걸쳐 도입한다는 계획이다.
그 과정에서 업무 부담이 느는 '핵심 과목' 교사들에게는 첫 5년간 최대 3만 파운드(약 5천만원)의 보너스를 세금 없이 지급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영국 교직원 노조는 인력 부족 등을 이유로 이번 개편안이 "현실성이 없다"며 반발하고 있다. 노조는 수업 시간을 늘리려면 적어도 교사 5천300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영국 학교장연합회(ASCL)의 제프 바튼 회장은 개편안의 원론적 내용에는 찬성한다면서도 실현 가능성은 작다고 봤다.
바튼 회장은 "교사들의 이직 러시와 신규 모집 어려움이 심각한 상황에서 (개편안 시행은) 현실적으로 어렵다"며 "보너스 지급 계획만으로는 이를 해결하기 부족하다"고 BBC에 말했다.
wisefoo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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