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오규진 기자 = LG유플러스[032640]가 개인 맞춤형 5세대 이동통신(5G) 온라인 선불 요금제를 선보이면서 '과점'이란 비판을 받는 통신시장 경쟁이 본격적으로 불붙을 조짐이다.
5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017670]과 KT[030200]도 이날 LG유플러스가 출시한 '너겟 요금제' 16종과 유사한 형태의 요금제를 준비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 업계 관계자는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SK텔레콤도, KT도 비슷한 요금제를 준비해야 하는 상황이고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너겟 요금제는 1∼24GB 사이 저가 구간을 11곳으로 나눠 3만 원대 초반 요금제를 마련했고, 과금 방식은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를 본떠 선불제를 택했다.
LG유플러스는 같은 구간에서 후불 요금제 출시도 검토하고 있다.
이로 미뤄볼 때 SK텔레콤과 KT도 1∼24GB 구간을 잘게 나눈 3만 원 초·중반대 5G 요금제를 선불 또는 후불 방식으로 내놓을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요금제 출시와 관련해 SK텔레콤과 KT 모두 "정해진 것은 없다"고 밝혔다.
연초부터 가계 통신비 인하를 외쳐온 정부는 너겟 요금제 출시를 호의적으로 평가하면서 통신 시장 경쟁 촉진 방안에 고삐를 더욱 쥐는 모습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이날 보도자료를 내고 "국민의 통신비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최저구간 5G 요금을 하향하고, 소량 구간을 세분화 하는 등 이통3사의 5G 요금제를 사용량에 부합하는 요금체계로 개선하기 위해 지속 노력해나갈 계획"이라고 밝힌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박윤규 과기정통부 2차관도 언론 간담회에서 "(이런 요금제를) 3위 사업자가 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혁신적"이라면서 "이런 추세가 앞으로 다른 사업자들에게 영향을 주면서 통신 요금이 인하될 수 있다"고 짚었다.
김경만 과기정통부 통신정책관 역시 "(통신 시장 경쟁 촉진 방안에 따라) 사업자들과 협상하고 있고 LG유플러스의 너겟 요금제가 첫 번째 결과물"이라면서 이 요금제가 "사용량에 부합하는 요금제로 가는 디딤돌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업계에서는 중고 휴대전화 시장 활성화 대책, 알뜰폰 업계 경쟁력 강화, 신규 이동통신 사업자 진입 유도 등에도 드라이브가 걸릴 것이라고 분석한다.
다만 일각에서는 저가 요금제의 실효성을 의심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5G 요금제 이용자가 월평균 24∼25GB를 쓴다는 점을 고려할 때, 저가 구간을 단순히 늘리는 것이 이용자들의 반향을 일으키긴 힘들다는 게 그 근거다.
통신업계 사정을 잘 아는 한 관계자는 "요금을 많이 쓰는 고객의 비용을 직접적으로 낮춰주는 대책이 아니어서 엄청난 효과를 기대하긴 어렵다"고 지적했다.
200만 원대가 훌쩍 넘는 고가 단말기 위주로 시장에 유통되고 있는 상황에서, 저가 요금제만 선보이는 것은 '언 발에 오줌 누기'에 그친다는 비판도 있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무소속 박완주 의원은 국내 휴대전화 단말기 평균 가격이 87만3천597원으로 9년 전보다 41% 증가했지만, 1위 사업자인 삼성전자[005930]는 출고가가 70만 원 이하인 중저가 자급제 휴대전화 단말기를 국내에 두 종밖에 출시하지 않았다는 점을 꼬집기도 했다.
김 통신정책관은 "예전에 비해 중저가 단말이 출시가 덜 되는 경향이 있고, 이 부분을 제조사와 이야기하고 있다"면서 "저가 요금제와 중저가 스마트폰을 결합해 이용할 수 있는 통신 패턴을 만들려고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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