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 하락·美 고용 둔화에 '긴축 공포' 누그러져
(서울=연합뉴스) 민선희 송은경 기자 = 추석 연휴가 끝나고 첫 거래일에 주식·채권·원화 가치가 동반 급락하는 큰 혼란을 겪은 금융시장은 이튿날인 5일 반등세를 보이며 대부분 진정됐다.
다만 상승하던 코스피가 장중 하락 반전하는 등 시장 전반적으로 긴장감이 감도는 분위기가 잔존했다.
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는 전장보다 2.09포인트(0.09%) 떨어진 2,403.60에, 코스닥지수는 6.38포인트(0.79%) 내린 801.02에 장을 마쳤다.
양 시장은 장중 1% 안팎의 강세를 보였으나 후반 들어서 상승 폭을 반납하고 약세로 돌아섰다.
국고채 금리도 최종호가수익률 기준 전날에는 줄줄이 연고점을 기록했으나 이날은 미국 10년 만기 국채 금리가 진정 양상을 보인 데 따라 대체로 하락했다.
국고채 3년물과 10년물은 각각 2.7bp(1bp=0.01%포인트), 2.9bp 내린 4.081%, 4.322%에서 마감했다.
원/달러 환율은 전날 상승 폭(14.2원)을 되돌리며 전일 대비 13.0원 내린 1,350.4원에 장을 마쳤다.
전날 미국 고용지표가 둔화하고 국제 유가도 내림세를 보이며 '긴축 공포'가 한결 누그러진 데 따라 미 국채 금리와 달러 강세가 진정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고용정보업체 오토매틱데이터프로세싱(ADP)에 따르면 지난달 미국의 민간 고용은 전월 대비 8만9천개 증가했는데 이는 월스트리트저널(WSJ)의 예상치인 15만개에 못 미치는 수준이며, 뉴욕 상업거래소(NYMEX)에서 1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선물은 5.6% 하락했다.
증권가에서는 최근 글로벌 증시를 뒤흔든 미 국채 10년물 금리 급등이 과도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김지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현재 미 국채 순매도 포지션은 데이터 집계 이후 역대 최고 수준"이라며 "통화정책이 아니라 비어있는 매수 주체와 숏 포지션 베팅이 금리 '발작'을 설명한다"고 분석했다.
그는 "2년물 금리가 안정된 상태에서 10년물 금리만 상승하는 현 상태는 지속되기 어렵다"면서도 "최근 들어 한·미 금리 간 상관관계는 더욱 높아져 리스크 관리가 필요하다"고 짚었다.
김석환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이날 코스피 변동성에 대해 "고용 둔화 등으로 디스인플레이션에 대한 기대가 투자심리 개선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며 우리 증시에도 반발 매수세가 유입됐지만, 궁극적으로 현재 금리 수준은 너무 높다는 인식이 있다"며 "고금리가 오래 유지될 거라는 심리가 깔려있고 외국인의 매도 압력도 여전히 컸다"고 말했다.
외환시장 전문가들은 원/달러 환율은 미국 국채 금리에 따라 오르내리면서 11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가 중요 변수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내다봤다.
백석현 신한은행 연구원은 "최근 장세는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가 모든 것을 집어삼켰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백 연구원은 "단기적으로는 미국 국채 금리에 따라 환율도 움직일 것"이라며 "현재 적정환율은 1,350원 정도로 추정하고 있고, 이번주는 1,360원선까지 다시 오를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서정훈 하나은행 연구위원은 "물가, 소비, 고용 등 지표를 봐야겠지만 지금 상황에서는 11월 FOMC가 중요한 것 같다"고 전망했다.
ssun@yna.co.kr, nor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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