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토연구소 "북극권 기후변화 추세 훨씬 더 급격…동물 서식 환경 변화도 나타나"
(블라디보스토크=연합뉴스) 최수호 특파원 = 기후변화 영향으로 러시아 동토 시베리아에 속하는 극동 사하(야쿠티야) 공화국의 연평균 기온이 2050년까지 최대 3.5도 상승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왔다고 5일(현지시간) 인테르팍스 통신이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러시아 과학아카데미 시베리아 지부 영구동토층 연구소는 기후변화로 인해 2050년까지 사하공화국 연평균 기온이 2.5~3.5도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
또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지 않으면 2100년까지 사하공화국 연평균 기온이 3∼8도 오를 수 있다고 했다.
연구소의 니키타 타나나예프 선임 연구원은 "1980년대 후반부터 사하공화국 기온이 오르기 시작했다"며 "일반적으로 이는 세계적인 추세와 일치한다"고 말했다.
그는 북극의 경우 전 세계 다른 지역보다 기후변화가 다소 늦게 시작됐지만, 그 추세는 훨씬 급격하게 이뤄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시베리아 지역에 있는 사하공화국은 영토 40%가량이 북극권에 속한다.
타나나예프 연구원은 "'북극 증폭'(arctic amplification)이라는 기후 현상이 있다"며 "이에 따라 북극 기온은 세계 평균보다 몇 배 더 빠르게 상승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구체적으로 이야기하면 지난 30년 동안 (북극의 기온상승)범위는 대략 0.5~2도로, 이것은 높은 수치"라고 덧붙였다.
또 "사하공화국에서는 기후변화가 사계절 내내 관측되며, 특히 봄과 가을 북동쪽 지역에서 가장 뚜렷이 나타난다"며 "사하공화국 내 야쿠츠크는 1950~1960년대에 비해 연평균 기온이 3.5도 올랐다"고 말했다.
그는 기후변화로 사하공화국 지역 영구동토층이 녹기 시작하면, 이곳에 세워진 건물과 도시 인프라 등에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고 했다.
또 영구동토층이 녹으면서 토양 등이 불균형하게 함몰되는 현상이 나타나 주민들이 농작물 재배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고도 했다.
앞서 지난 3월 사하공화국에서 열린 국제학회에서 영구동토층 연구소 측은 러시아 북극 지역 영구동토층 해빙에 따른 주거·산업용 건물 피해 규모가 2050년까지 최대 7조 루블(약 94조원)에 달할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은 바 있다.
현재 사하공화국에서는 기후변화로 동물 서식 환경에도 변화가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소에 따르면 공화국 북동쪽 지역에서는 이전에는 볼 수 없던 북극 나비 아종이 발견됐으며, 매우 드물게 관찰됐던 진드기 역시 공화국 내에서 확산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밖에 전통적으로 북극곰 서식지로 알려진 북동쪽 지역 콜리마강 하류에서 불곰도 포착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su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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