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주 중국 찾는 美상원의원들…"시진핑과 만남 희망"
(서울=연합뉴스) 이도연 기자 = 내달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정상회담이 가시권 안으로 들어온 가운데 내주 방중할 미국 의회 상원의원들도 시 주석과의 면담 의지를 밝히면서 미중간 외교적 대화의 분위기가 이어지는 모양새다.
미국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인 척 슈머 의원을 포함한 미 여야 의원단은 다음 주부터 10일간 한국과 일본, 중국을 잇달아 방문해 각국의 의회를 포함한 주요 정치권과 재계 지도자를 면담할 계획이다.
슈머 의원과 공화당의 마이크 크레이포 상원의원이 대표단을 이끌며 빌 캐시디(공화당), 매기 해선(민주당), 존 케네디(공화당), 존 오소프(민주당) 등이 포함됐다.
크레이포 상원의원은 5일(현지시간) 미국 NBC 방송에 "아직 상원의원들과 시 주석의 면담이 개최될지는 확실하지 않다"면서도 "중국 내 미국 기업 관계자뿐 아니라 중국 관계자들을 만나고 싶다. 그리고 시 주석을 만나고 싶다"고 전했다.
존 케네디 의원은 대표단이 시 주석을 만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이번 순방에 참여하는 이유는 슈머 의원이 요청하기도 했지만, 시 주석을 만나고 싶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다른 누구를 만나는 게 시간 낭비라고 한다면 이는 과장일 것"이라면서도 "시 주석은 마오쩌둥 이후로 중국에서 가장 큰 권력을 가진 사람이라는 점에서 (다른 사람을 만나는 것은) 덜 신중하게 시간을 사용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상원의원들과 시 주석의 면담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중국 외교부는 "중국은 슈머 의원이 이끄는 상원 대표단의 방중을 환영한다"며 대표단이 중국에서 누구를 만날 것인지는 언급하지 않았다.
그간 대중 강경파로 꼽히던 슈머 의원 등 미국 상원의원들의 방중과 시 주석 면담 가능성에서는 국내 안보 이슈나 기술 패권 경쟁과는 별개로 외교적 소통을 통한 안정적인 관계 유지에는 노력하겠다는 미국과 중국의 의도가 다시 한번 확인된다.
슈머 원내대표는 상원 내에서도 중국에 대해 강경한 입장을 취해 온 대표적 인물로 꼽힌다.
이와 함께 이날 바이든 대통령이 다음 달 캘리포니아에서 시 주석과 정상회담을 하기로 하고 준비작업에 착수했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보도했다.
미·중 고위 당국자들이 최근 잇달아 접촉하면서 내달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정상회담이 성사될 가능성이 지속 거론돼 왔다.
미국과 중국은 올해 2월 중국 정찰 풍선 논란, 미국의 대중국 반도체 수출 통제 등으로 냉랭한 관계를 이어 왔다.
그러나 미 정부는 중국과 경쟁하더라도 관계 단절로 이어지지는 않게 한다는 노선으로 고위급이 잇달아 중국을 방문하는 등 양국 정상회담 분위기를 조성해 왔다.
이에 따라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을 비롯해 재닛 옐런 재무장관, 지나 러몬도 상무장관 등이 잇달아 중국을 방문했다.
지난달에는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과 왕이 중국 외교부장이 몰타에서 전격 회동하기도 했다.
케네디 의원은 "시 주석이 우리와 만나는 것은 11월 바이든 대통령과의 회담을 앞두고 그 준비와 관련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크레이포와 케네디 의원은 중국 정부 관계자들과 국가 안보, 경제 문제, 무역, 세금 정책과 미국 내 펜타닐 위기 등에 대한 대화를 나눌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케네디 의원은 작년 8월 낸시 펠로시 미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에 격분한 중국이 중단한 미국과의 군사 핫라인 격인 국방장관 회담 복원에 대해서도 논의하기를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dy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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