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마=연합뉴스) 신창용 특파원 = 세르조 마타렐라(82) 이탈리아 대통령이 6일(현지시간) 이탈리아 헌정사상 최장수 대통령이 됐다.
이탈리아 일간지 일 솔레 24 오레에 따르면 마타렐라 대통령은 이날로 재임 일수가 3천167일로 조르조 나폴리타노 전 대통령(3천166일)을 제쳤다.
이탈리아 헌정사상 재선에 성공한 대통령은 딱 2명인데, 마타렐라 대통령과 그의 전임자인 나폴리타노 전 대통령이다.
이탈리아 대통령은 임기 7년에 연임도 가능해 이론상으로는 14년간 집권할 수 있으나 나폴리타노 전 대통령은 두 번째 임기 도중에 사임했다.
시칠리아 태생으로 헌법학자이자 변호사 출신인 마타렐라 대통령은 1983년 기독교민주당 소속으로 하원 선거에서 당선된 뒤 2008년까지 7선 의원을 지냈다.
2008년 정계 은퇴를 선언하고서 야인으로 지내다 2011년 10월 헌법재판소 재판관으로 임명됐고 이어 2015년 1월 대선에서 헌정 열두 번째 대통령에 당선됐다.
그는 대통령 재임 7년간 온화한 성품, 탁월한 국정 운영 및 정국 위기관리 능력으로 국민적 존경과 신임을 받았다.
그는 임기 종료를 앞두고 연임하지 않고 물러나겠다는 뜻을 밝혔다. 로마에 있는 아파트를 계약하는 등 떠날 채비까지 마쳤다.
그러나 주요 정당에서 마땅한 후임자를 찾지 못하는 등 정치적 난맥상이 지속하면서 연임을 피할 수 없는 상황을 맞게 됐다.
마리오 드라기 당시 총리와 주요 정당 대표들은 "국가의 안녕과 안정을 위해" 대통령직을 유지해 달라고 요청했다.
마타렐라 대통령은 마지못해 연임에 동의했다. 그는 2022년 1월 재선됐다.
전임자인 나폴리타노 전 대통령은 8년 반 동안 대통령직을 수행한 뒤 2015년 1월 고령을 이유로 사임했다. 그는 지난달 22일 98세를 일기로 별세했다.
이탈리아 대통령은 평시에는 다른 의원내각제 국가와 마찬가지로 상징적인 국가수반 역할에 머물지만, 연립정부가 붕괴하는 등의 정국 위기 때는 의회 해산, 총리 후보자 지명, 내각의 장·차관 승인 등의 막강한 권한을 행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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