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루트 주재 간부 "수감자 교환 정도 원했다"
"장기전까지 포함한 모든 시나리오 대비"
(서울=연합뉴스) 강훈상 기자 =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무장정파 하마스의 고위급 간부가 이번 전쟁으로 이스라엘군의 방어 체계가 겉보기보다 허술하다는 사실이 드러났다고 주장했다.
레바논 베이루트에 주재하는 하마스 고위급 간부 알리 바라케는 9일(현지시간) AP통신과 인터뷰에서 "우리는 약간의 성과와 수감자 교환을 계획했는데 이같은 엄청난 붕괴에 놀랐다"며 "이 군대(이스라엘군)는 종이호랑이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하마스가 가자지구에 보유한 4만 병력 중 2천명 정도만 동원된 크지 않은 규모의 작전이었다고 덧붙였다.
실제로는 육해공 전력을 동시 가동하는 대규모 기습 타격을 이스라엘에 가했지만 이를 스스로 과소평가함으로써 서방언론과 인터뷰를 통해 이스라엘을 조롱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번 공격이 이스라엘과 사우디아라비아의 국교를 수립하려는 미국 정부의 노력을 방해하기 위해서라는 해석에 대해선 "성지 알쿠드스(예루살렘)를 도발적으로 방문하는 등 극우세력(이스라엘 정부)의 그간 행태와 팔레스타인 수감자에 대한 핍박이 원인"이라고 반박했다.
바라케는 또 이번 공격이 극비리에 수립·실행됐다고 밝혔다.
그는 "소수의 하마스 지도부만 공격 개시 시각을 알고 있었다"며 하마스의 연계 조직마저 사전에 공격 시각을 통보받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우리는 이번 전쟁을 잘 준비했고 장기전까지 포함해 모든 시나리오에 대비했다"며 "장기간 이어갈 수 있는 로켓포 전력을 보유했다"고 경고했다.
그러면서도 이란과는 일단 거리를 뒀다.
그는 "이란군(혁명수비대)의 장교들이 공격 계획을 지원했다거나 베이루트에서 열린 사전 회의에 참석하지 않았다"며 "2014년 (이스라엘과) 전쟁 때는 이란과 헤즈볼라가 지원했지만 그 이후엔 로켓포 생산, 병력 훈련을 자체로 해결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가자지구가 소멸될 위기에 처한다면 이란과 헤즈볼라도 참전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이란의 개입 여부에 대해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은 9일 하마스와 공모 가능성을 언급하면서도 구체적인 증거는 찾지 못했다고 선을 그었다.
hsk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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