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조승한 기자 = 정부가 내년 연구개발(R&D) 예산 삭감으로 감원 우려가 제기된 정부출연연구기관의 학생연구원과 박사후연구원 등 신진연구자 규모를 출연연 연구개발적립금 등 자체 재원을 전용해 유지하기로 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국가과학기술연구회(NST), NST 소관 25개 출연연구기관은 10일 약 7천500명 규모 학생연구원 등 연수직과 비정규직 인력 규모가 내년에도 그대로 유지된다고 10일 밝혔다.
정부는 출연연의 자체 재원인 연구개발적립금과 기술개발준비금 등을 출연연의 주요 R&D사업으로 대부분 돌리고, 이 사업에 학생연구원을 참여시키는 형태로 인건비를 보전해주기로 했다.
연구개발적립금은 매년 나오는 결산잉여금을 활용해 기관 고유 연구 또는 기관 목적사업, 교육 훈련사업, 기관 발전사업의 용도로 사용하도록 하는 재원이다.
이들 재원은 NST의 승인을 통해 출연연이 원하는 용도로 활용할 수 있는 일종의 '쌈짓돈'이다.
출연연은 이를 활용해 기관 방향에 맞는 주요 R&D의 추가 지원이나 대형 장비 구매, 기관 유지보수 등에 활용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전용해 직접 인건비로 지급하는 것은 불가능하지만, 연구비로 돌리는 것은 가능한 만큼 연구사업에 학생연구원들이 참여시키는 형태로 인건비를 확보할 수 있게 된다는 것이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현재 출연연이 보유 중인 자체 재원을 이런 식으로 활용하면 7천500명 규모를 유지하는 것이 가능하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과기정통부는 지난 6일 조성경 1차관 주재로 세종 NST에서 비공개로 출연연 기관장 간담회를 열고 관련 내용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일부 출연연들은 이미 이런 방식을 활용해 학생연구원 규모를 유지할 계획을 가졌던 것으로 알려져, 과기정통부가 일괄적으로 이를 지시한 것을 놓고 뒷말도 나온다.
출연연의 한 관계자는 "이번 조치로 자체 재원으로 원래 할 수 있던 다른 사업들은 못 하게 되는 것"이라며 "시설이나 R&D 재투자나 다른 용도 등 여러 가지가 있지만 이번에는 이렇게 쓰라는 지시를 한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과기정통부는 이번 예산 조정과 관련해 출연연에서 요청한 기관장의 예산 집행 과정 자율성 확대도 관계부처와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shj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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