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美국방부 국장 기고글…"美, 러·이란·中·北 등 사방에 적 포진"
"김정은, 反서방 세력 중 가장 거칠어…美, 약점 보이면 모험주의 초래"
(워싱턴=연합뉴스) 강병철 특파원 =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이어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공격을 받은 이스라엘에 대한 지원에 나선 가운데 세계정세 변화에 따라 북한과 중국이 도발에 나설 수 있다는 전망이 미국에서 나왔다.
조셉 보스코 전 미국 국방부 중국 담당 국장은 10일(현지시간) 의회 전문 매체인 '더힐'에 기고한 '미국은 사방에서 적과 마주하고 있다'는 글에서 이스라엘과 하마스간 전쟁과 관련, "세계는 지금 4막으로 구성된 문명사 비극의 두 번째 단계를 목격하고 있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1막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2막을 이란을 배후로 하는 하마스의 이스라엘 기습 공격으로 규정한 뒤 3막과 관련, "중국이나 북한발(發) 반(反)서방 캠페인의 다음 단계를 경계해야 한다"면서 "이는 조직적으로 진행될 수도 있고 (정세를 활용한) 기회주의적인 것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중국의 대만 침공 시나리오와 관련, "미군 지도자들은 중국의 군사 행동이 예상되는 시기를 수십 년에서 5~6년으로, 이제는 2년 미만으로 계속 단축하고 있다"면서 "중국이 대만의 작은 섬 중 하나 이상을 봉쇄하거나 점령할 경우 시간이 더 단축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그러면서 조 바이든 대통령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당시에 3차 세계대전으로 확대되는 것을 우려해 지상군 파병 불가 및 비행금지 구역 설정 반대 방침을 밝힌 것을 거론한 뒤 "만약 중국이 대만의 진먼섬이나 외딴섬을 침공한다면 바이든 대통령은 세계대전의 위험을 감수할 가치가 없는 '사소한 침공'으로 볼 것이냐"라고 물었다.
이어 "중국이 대만의 방공식별구역에 진입하는 방식으로 대만 인근 섬을 점령한다면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 함정과 비행기를 보낼 것인가 아니면 그렇게 하는 것이 추가 긴장을 초래할 수 있는 너무 도발적인 대응이라고 볼 것이냐"고 반문한 뒤 "진정한 안보 공약의 시험은 비례적인 첫 대응이 아니라 압도적인 두 번째 대응에 있다"고 강조했다.
보스코 전 국장은 대만에 대한 중국의 군사적 행동에 이어 북한의 도발 가능성을 마지막 위기 시나리오로 제시했다.
그는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반서방 4각 구도(러시아·이란·중국·북한)의 가장 거친 와일드카드"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김정은은 위험할 정도로 가깝게 미국 동맹국에 탄도 미사일을 발사하거나 한국이나 일본의 영토 및 자산에 대한 도발적 행동을 취하거나 우크라이나나 대만에 대해 거친 발언을 하면서 바이든 정부에 자신이 건재하고 여전히 중요하다는 것을 상기시킬 수 있다"고 전망했다.
그는 "바이든 대통령은 4명의 독재자 모두에게 미국은 대응 수단이 있고 그들의 공격적 행동을 물리칠 수 있다는 것을 확실하게 해야 한다"면서 "약점을 조금이라도 보일 경우 모험주의를 초래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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