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앞두고 극우 후보 '달러화 도입' 공약 공세에 환율 출렁
(멕시코시티=연합뉴스) 이재림 특파원 = 고공행진하는 인플레이션 등으로 인해 경제 위기에 빠진 남미 아르헨티나에서 대선 주요 후보의 '페소화 퇴출' 공약으로 외환시장이 패닉에 빠지면서 환율마저 요동치고 있다.
10일(현지시간) 아르헨티나 비공식 환율 정보를 제공하는 웹사이트('블루달러닷넷') 정보를 보면 이날 아르헨티나 페소화 대비 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65.01페소 급등한 1천10페소를 기록했다.
이는 정부에서 엄격하게 통제하는 공식 환율 365페소의 거의 3배에 달한다.
'블루 달러'는 이론적으로는 불법이지만, 국영 텔레비전을 비롯한 각종 언론에서 매일 그 추이를 보도할 정도로 아르헨티나 외환 시장을 살피는 단서로 활용된다.
브라질과 함께 남미의 거대 경제 대국인 아르헨티나의 경제 불황이 최고조에 달한 가운데 1천 페소 돌파는 '패닉 상태'의 외환 거래 상황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지표로 보인다.
이런 경향은 "아르헨티나 페소를 미국 달러로 대체하겠다"며 이른바 달러화 도입을 공언한 급진적 우파 하비에르 밀레이(52) 후보가 최근 그 발언 공세를 높인 것에서 비롯됐다고 현지 일간 클라린은 보도했다.
밀레이는 최근 현지 라디오 인터뷰에서 자국 통화를 분뇨보다 못한 것으로 깎아내리며, 시민들에게 달러 비축을 권유하는 취지의 언급을 한 바 있다.
그는 "(페소/달러) 환율이 높아지면 달러화하기는 더 쉬워진다"며 페소화 가치 폭락을 부추기는 듯한 표현도 서슴지 않았다.
아르헨티나에서는 현재 외환 보유 감소 대응으로 정부가 국민들에게 한 달에 200달러만 보유할 수 있도록 제한하면서, '블루 달러' 암시장이 성행하고 있다.
임기 4년의 차기 대통령을 뽑는 아르헨티나 대선(1차 투표)은 오는 22일 치러진다.
유세장에 전기톱을 들고나오는 퍼포먼스와 함께 기성 정치인 심판을 강조하는 밀레이 후보는 각종 여론조사에서 선두를 유지하고 있다.
이에따라 오는 22일 대선에서 당선을 확정짓지는 못하더라도 1,2위 후보들이 진출하는 결선투표 진출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walde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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