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대 김대규 교수 "하지 절단 환자 보행 안정성·속도·운동능력 향상"
(서울=연합뉴스) 이주영 기자 = 한국과 미국 공동 연구진이 하지 절단 환자가 착용하면 발바닥에 느껴지는 촉각 정보를 뇌로 전달해 환자가 본래 자기 발처럼 인식하며 걸음걸이를 조절할 수 있는 '감각신경 의족'(Sensory Neuroprosthesis)을 개발하고 이를 환자들에게 적용해 보행능력 개선 효과를 확인했다.
고려대 체육교육과 김대규 교수와 미국 케이스웨스턴리저브대 하미드 차크카르 교수팀은 12일 과학 저널 '사이언스 로보틱스'(Science Robotics)에서 깔창에 8개의 압력 센서가 내장된 의족과 허벅지 부위의 신경다발에 삽입된 전극으로 구성된 감각신경 의족을 개발, 환자가 의족 움직임을 인식하며 스스로 보행을 조절하도록 하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논문 제1 저자인 김 교수는 "이 연구에서 하지 절단 환자가 잃어버린 발바닥 촉각과 압력을 감지하는 능력(체성 감각)을 감각신경 의족을 통해 회복시키고 이를 이용해 보행 안정성, 보행 속도, 지각 및 운동 적응 능력 등을 향상할 수 있음을 입증했다"며 "이는 하지 절단 등으로 보행 장애가 있는 사람들의 삶의 질 개선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기존의 상용화한 의족은 뇌와 직접 연결돼 있지 않아 사용자가 이를 신체의 일부로 느끼지 못하는 문제가 있다. 환자들은 의족에서 전달되는 감각 피드백이 부족해 의족을 신뢰하지 못하고 이 때문에 걸을 때 건강한 다리에 지나치게 의존하면서 이동성이 제한되고 낙상 위험도 증가한다.
김 교수는 건강한 다리와 의족 사이의 이런 비대칭적 보행은 환자들이 다양한 환경에서의 보행에 적응하는 데 어려움을 겪게 만들고 이는 활동량 감소로 이어져 건강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연구팀은 이 연구에서 8개의 압력 센서가 있는 깔창이 장착된 의족을 만들고 하지 절단 환자의 허벅지 내에 남아 있는 신경 다발 주위에 다중 접촉 신경 커프 전극 센서(C-FINE)를 이식, 의족을 착용하고 걸을 때 발바닥에 가해지는 촉각과 압력 정보가 블루투스를 통해 이식된 전극 센서를 거쳐 뇌로 전달되도록 한 감각신경 의족을 개발했다.
이어 감각신경 의족 시스템을 정강이뼈 아래가 절단된 환자 3명에게 적용한 결과, 환자들은 허벅지에 삽입된 센서를 거쳐 뇌로 전달된 발바닥 촉각 정보로 발바닥이 뒤꿈치부터 닿았는지 발가락부터 닿았는지 알 수 있을 정도로 의족 움직임을 정확히 인식하고 보행을 스스로 조절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감각신경 의족을 착용한 환자 3명은 러닝머신 실험에서 의족 움직임에 대한 지각이 향상되면서 의족이 지면에 닿는 시간과 추진력이 증가하고 건강한 다리와 의족 간 보행 대칭성도 개선된 것으로 확인됐다.
김 교수는 "감각신경 의족이 보행 대칭성, 안정성, 속도 지각, 보행 중의 운동 적응 능력을 향상하는 것으로 확인됐다"며 "가장 중요한 결과는 감각을 회복한 환자들의 운동 적응 능력이 건강한 사람과 유사해졌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 연구는 생체공학 의족이 뇌에 의해 자연스럽게 인식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면서 "이는 하지 절단 환자의 감각·지각 회복과 그것이 운동 제어 및 재활에 미치는 영향을 이해하는 데 도움을 줄 뿐 아니라 일상생활 운동능력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쳐 환자들의 자신감을 높여줄 것"이라고 덧붙였다.
◆ 출처 : Science Robotics, Daekyoo Kim et al., 'Plantar somatosensory restoration enhances gait, speed perception, and motor adaptation', https://doi.org/10.1126/scirobotics.adf89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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