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대리세력, 과거에도 시리아·이라크 주둔 미군 공격
(워싱턴=연합뉴스) 김동현 특파원 = 미국 국방부는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충돌을 틈타 이란이 중동에 주둔한 미군을 공격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고 폴리티코가 1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국방부 당국자들은 이라크와 시리아에 있는 이란의 대리 세력이나 페르시아만에 있는 이란군이 과거에도 그랬듯이 역내 불안정을 기회 삼아 이라크와 시리아에서 작전 중인 미군이나 동맹군 전력을 공격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시리아와 이라크에서 이슬람국가(IS) 격퇴 작전을 수행 중인 미군 사령부의 대변인은 "역내 분쟁과 불안정을 활용하려는 악의적 세력이 있음을 인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미군은 전임 트럼프 행정부 때부터 시리아에 약 900명을 주둔하고 시리아 내 쿠르드족 민병대인 시리아민주군(SDF)과 함께 IS퇴치 작전을 하고 있다.
이라크에는 미국이 2021년 군사작전 종료를 선언한 뒤에도 약 2천500명의 미군이 남아 이라크군에 고문 역할을 하고 있다.
이라크와 시리아에 있는 이란의 대리 세력은 지난 수년간 주기적으로 두 국가에 주둔한 미군을 공격해왔다.
로이드 오스틴 국방부 장관은 11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국방장관회의 기자회견에서 이란을 거명하지는 않았지만, 제3자가 이스라엘과 하마스 분쟁을 더 키우지 않아야 한다고 경고했다.
오스틴 장관은 "이스라엘의 고통을 이용하거나 분쟁을 확대하거나 더 많은 피를 흘리게 하려고 생각하는 모든 국가, 조직, 개인에게 단 한마디만 하겠다. 하지 말라"고 말했다.
현재 이스라엘이 가자지구 공습에 이어 지상군 투입까지 고려하면서,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충돌이 중동의 다른 국가나 지역으로 확전될 가능성이 큰 상황이다.
한편 국방부 당국자들은 이라크와 시리아에 있는 미군을 보호하기 위해 어떤 추가 조치를 했는지에 대해 작전 보안을 이유로 함구하고 있다.
다만 미국은 항공모함 전단과 전투기를 중동에 보낸 데 이어서 또 다른항공모함 전단의 전개를 고려하고 있다.
이런 전력은 이란이나 대리 세력이 역내 미군을 공격할 경우 대응에 나설 수 있다고 당국자들은 설명했다.
이런 가운데 미군은 튀르키예가 테러리스트로 간주하는 SDF에 대한 공습에 나서면서 한층 더 경계한 상태다.
튀르키예는 최근 앙카라에서 쿠르드노동당(KWP) 소행의 테러가 발생한 이후 시리아와 이라크에서 쿠르드족을 상대로 보복 공습을 하고 있으며 미국은 이 과정에서 미군이 피해를 볼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지난 6일에는 튀르키예 드론이 시리아 북부에 있는 미군에 근접하자 미군 F-16 전투기가 드론을 격추하기도 했다.
마즐룸 압디 SDF 사령관은 폴리티코 인터뷰에서 튀르키예의 공습으로 시리아 동북부가 혼란스러워지면서 IS가 새로운 테러 공격을 시작할 기회가 생겼다고 말했다.
bluekey@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