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하기환 대회장 "21년역사 세계한상대회, 첫 美 개최로 재도약"

입력 2023-10-12 11:00  

[인터뷰] 하기환 대회장 "21년역사 세계한상대회, 첫 美 개최로 재도약"
"한국에 좋은 제품 아주 많아…미국서 잠재력 커"
"예산 어려움 속에 미주 동포 기업인들 기부로 성사"


(애너하임[캘리포니아]=연합뉴스) 임미나 특파원 = "20년을 넘기며 다소 침체했던 세계한상대회가 올해 첫 미국 개최를 계기로 다시 크게 도약할 것으로 기대합니다."
하기환 제21차 세계한인비즈니스대회장은 11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오렌지카운티 애너하임컨벤션센터에서 연합뉴스 기자와 만나 이번 대회의 남다른 의미를 이렇게 설명했다.
지난해 20차까지 한국에서 열린 세계한상대회는 올해 '세계한인비즈니스대회'로 이름을 바꾸고, 처음으로 해외인 미국에서 행사를 열었다. 이날 개막한 행사는 오는 14일까지 나흘간 이어진다.
하 회장은 그동안의 세계한상대회 역사를 돌아보며 "지난해 울산에서 열린 행사에서는 참석자도 상당히 적었고 기업 전시관도 몇 개가 없었다"며 "20년을 한국에서 하다 보니 타성에 젖은 측면도 있고 사람들의 관심도 많이 떨어진 상태여서 걱정스러울 정도였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이번에 처음으로 해외에서 한 것이 기폭제가 돼서 올해부터 다시 살아날 것으로 본다"며 "첫날인 오늘 벌써 입장객이 1만 명을 돌파했다니까 분명히 성과가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대회 운영위원회는 올해 미국 개최를 시작으로 향후 격년에 한 번씩 해외를 돌며 행사를 열기로 했다. 2년 뒤에는 중국에서 개최하기로 내부적으로 결정된 상태다.
하 회장은 "2년에 한 번씩 해외에서 하면 분위기가 많이 바뀔 것"이라며 "훨씬 더 알차고 아주 큰 행사가 될 것으로 본다"고 내다봤다.
하 회장은 미국 내 대표적인 한인 식품유통업체 중 하나인 한남체인 대표이사다. 1998년 설립된 한남체인은 로스앤젤레스(LA)에 6개, 뉴욕에 1개 점포를 두고 있으며, 연 매출이 2억5천만달러(약 3천360억원)가 넘는다.
하 회장은 로스앤젤레스(LA)와 오렌지 카운티 일대에서 손꼽히는 한인 기업가로서 이번 대회의 수장을 맡아 오렌지 카운티 한인상공회의소, 미주 한인상공회의소 총연합회 등과 함께 행사를 준비했다.

그는 "한국에 가보면 좋은 물건이 정말 많은데, 이걸 만드는 기업들이 미국이나 전 세계에 마케팅을 못 해서 좋은 물건을 소개하지 못하고 있는 걸 상당히 안타깝게 생각했다"며 "미국에서 열리는 이번 행사가 그 첫 번째 통로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이 이제 잘 사는 나라로 알려져 있고, BTS(방탄소년단) 같은 팀들이 인기를 끌면서 미국에서도 한국에 대한 인식이나 평판이 굉장히 좋아졌다"며 "한국 제품이 계속 좋은 퀄리티를 유지하면서 해외에 진출한다면 성공할 수 있는 잠재력이 크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장사를 하는 데는 인적 교류가 가장 중요하다"며 "앞으로 이 대회가 더욱더 발전해서 한인 비즈니스맨의 메카 같은 역할을 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또 "중소기업들이 미국에 각각 사무실을 내기 어려운 만큼, 중소기업중앙회에서 LA 같은 곳에 전담 기구를 만들어 현지의 법적·행정적인 문제 해결을 지원해주면 좋을 것"이라며 "동포 사회에서도 바이어 연결 등을 적극적으로 도와줄 수 있다"고 말했다.
하 회장은 이번 대회를 준비하면서 겪은 예산상의 어려움을 전하면서 재외동포청에서 예산 사용에 관련된 문제를 개선해주면 좋겠다고 했다.
그는 "재외동포청에서 100만달러(약 13억4천만원) 이상의 예산을 책정한 것으로 아는데, 관련 제도상 그 예산을 해외에서 쓰려면 절차가 아주 복잡하고 어렵다고 들었다"며 "결국 여기에는 정부 예산이 지원된 게 없어서 동포 기업들이 기부한 돈을 모아 비용을 충당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다른 국가에서 개최할 때는 예산이 모자라서 문제가 될 수 있다"며 "예산이 실제로 필요한 곳에서 쓰일 수 있도록 제도를 바꿀 필요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 회장은 대회 명칭 변경에 대해서도 아쉬움을 표했다.
그는 "'세계한인비즈니스대회'란 이름을 들으면 행사 성격에 대해 감이 잘 안 온다"며 "'한상'이란 말이 더 명확한 뜻을 전해준다고 생각하고, 앞으로 더 논의해 봤으면 한다"고 말했다.

mina@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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