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악된 미지급금만 750억원…"전기요금 올라야 투자 제때 돼"
(세종=연합뉴스) 차대운 기자 = 한국전력[015760]이 심각한 재정난으로 전력 송배전 시설 건설과 유지보수 사업 발주를 줄이고, 일부 공사 대금 지급까지 미루면서 전기 업계가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장현우 한국전기공사협회 회장은 12일 충북 오송에서 한 기자 간담회에서 "(한전) 적자로 예산이 부족해져 설비 투자를 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시공 공사비 지급이 지연되기도 한다"고 밝혔다.
장 회장은 "전체적으로 (한전의 송배전 설비 투자가) 다 줄어든다"며 "송전망 구축은 못 하고 있고, 배전에서는 유지보수를 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100% 공개는 안 되지만 추석 전 시도별로 확인한 결과 (한전의) 미지급이 상당하다"며 "기업 입장에서는 유지보수 대금이 들어와야 장비를 유지하고 임금 지급이 되는데, 어려운 상황에서 경영 압박을 받는 것이 현실"이라고 덧붙였다.
전기공사협회가 파악한 설비 유지보수 관련 공사 미지급 규모만 750억원에 이른다고 장 회장은 전했다.
장 회장은 "전기인들이 가진 생각은 전기요금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것"이라며 "전기요금이 인상되어야만 (한전이) 설비 투자를 제때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 (한전의) 유지보수 예산이 부족하면 노후 시설로 갑자기 (전기 공급) 정지가 생기면 엄청난 피해가 간다"고 우려했다.
연결 기준 총부채가 200조원이 넘는 한전은 지난 5월 25조7천억원 규모의 자구안을 내놓았는데 이 중에는 설비 투자를 뒤로 미루는 투자 시기 조절 내용도 포함돼 있다.
ch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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